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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젠더 그리고 조직문화 - 다양성을 포용하고 함께 성장하는 조직문화 만들기
하수미 지음 / 플랜비디자인 / 2021년 7월
평점 :
올바른 조직문화란 무엇인지, 그리고 다양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만든 책.
플랜비디자인의 MZ,젠더 그리고 조직문화
오렌지 컬러에 아기자기한 캐릭터 디자인이 귀엽다.
제목과 캐릭터 모두 에폭시를 입힌 것도 잘어울리는데 이 건 플랜비디자인 책들의 전반적인 디자인적 특징인 듯하다. 개인적으로 책 표지 후가공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건 홀박(홀로그램 박)이다.
내가 요즘 워낙 홀로그램에 빠져 있어서 스티커나 키링 제작할 때도 거의 홀로그램으로 만들고 있기도 하고...



사실 플랜비디자인에서 지난 달부터 책을 7권 정도 받았는데 동시다발적으로 읽기 시작하는 바람에 최근에야 하나 둘씩 완독하고 있는 중인데
그 중에서도 이 책이 제일 크기도 작고 얇은 편이라 가장 나중에 받았음에도 제일 먼저 다 읽었다.
책 내용은 제목처럼 MZ세대와 기성세대간의 세대갈등, 그리고 젠더 문제를 화두로 조직문화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다만,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시대의 흐름에 대한 설명과 변화해야한다는 큰 틀 자체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으나,
그런 변화와 문제들에 대한 대처 방안에 대해서는 다소 공감하기 힘든 내용들이 많이 있는 책이다.
밀레니엄세대와 Z세대를 포함하는 용어인 MZ세대.
어떤 사회적인 문제든 결국 밑바닥에는 경제 논리와 정치적 이해관계가 엮여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얼마전부터 주목받고 있는 MZ세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냉정하게 표현하자면 이들에게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결국 취업 및 경제활동을 통한 소비계층으로써의 역할 강화와 투표권자로써 이용가치가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정치적으로 분산되어 있어서 타 연령대에 비해 집중해서 표를 몰아주기 힘든 성향과, 경제적으로는 40대 이상에 비해 낮은 근로소득, 보유자산으로 인해 차지하고 있는 비중에 비해 대접을 못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책에서는 이 MZ세대들의 가치관과 생활방식 등에 대해 분석하고 이들의 입장에서 현재 대한민국의 조직문화가 얼마나 잘못되어 있고 불합리한지에 대해 얘기한다.
그리고 좋은 회사, 좋은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 이들과 잘어울리고 이들이 원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물론 이 책에서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주제들에 대해서는 반박의 여지가 없다.
예를 들어 보여주기 식의 일보다 효율적이고 스마트한 일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인정할 테니까.
다만, 기존 조직문화의 문제점의 원인 대부분을 기성세대의 잘못으로 치부하고
기성세대 vs MZ세대 의 세대 갈등 후반에는 남자 VS 여자의 젠더갈등으로 몰고 가는 듯한 표현들이 곳곳에 묻어나는 점이 아쉽다.
특히 후반부의 조직내 젠더문제에 대해 얘기하면서 남성=지배계급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는 점도 아쉬웠던 부분.
저자의 논지대로라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대상=변화가 필요한 기성세대 리더들은 과연 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할 지 궁금하다.
나도 십수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구성원들과 함께 같은 조직에서 생활을 해봤지만, 세대나 성별로 인한 차이는 생각보다 그렇게 크지 않았다.
그보다는 개인의 성격, 성향같은 개인적인 특성이나, 지위와 담당업무 같은 조직내에서 자신이 처한 입장에 따라 조직에 대한 충성도, 일에 대한 태도에 큰 차이를 보였으며 세대와 성별을 배제하고 구분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었다.
오히려 특정 세대의 경우 어떤 성향이 강하다라는 편견으로 조직문화를 바꾸게 되면 너무나 다양한 개인들의 개성과 가치관을 무시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최근에도 젊은 꼰대라는 말이 유행했듯이 '꼰대적'인 성향 자체가 어떤 세대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젊은 세대 중에서도 꼰대성향을 가진 사람이 나이가 들거나 꼰대짓을 할만한 위치에 올라가게 되면 충분히 같은 태도를 취하게 될 것이다.
즉 현재의 기성세대들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MZ세대와 여성들이 대체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들 중에 상명하복식 태도나 보여주기식 업무, 꼰대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면 결국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들이 선호하는 회식, 자유로운 복장 같은 취향의 영역에서의 조직문화는 바뀌겠지만...ㅎㅎ
MZ세대가 생각하는 기성세대에 대한 인식이나 기성세대가 멘토로써의 역할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배울 점이 있는 책이었다고 생각된다.
다만, 현장에서 경험으로 체득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주장이 아닌 데이터와 책에서 얻어진 자료 조사를 근거로 쓴 논문같은 책이라서 나같은 직장 경험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다소 설득력이 부족한 듯하다.
게다가 나는 마침 MZ세대와 기성세대의 중간에 위치한 세대인데다 거의 모든 세대가 함께 일하는 직장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어느 정도는 객관적으로 양쪽을 볼 수 있게 되었으니 더 그렇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MZ와 젠더에 집중하기보다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조직문화 그 자체에 집중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