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마다가스카르 - 아프리카의 가장 큰 섬나라, 찬란했던 5개월의 여정
안용선 지음 / 미다스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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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현재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간호대학 3학년 2학기에 휴학을 하고 5개월 동안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에서 봉사를 하면서 그들의 문화, 생활을 온 몸으로 부딪치며 겪었었던 경험들을 담고 있다.
저자가 마다가스카르로 향하는 첫 발자국에는, 간호학과에 진학 후 전공과목을 배우고 교수님의 일화를 들으며 단순히 간호 실무를 하는 간호사가 아닌 정말 사람을 살리는 의료진으로서 뜨거운 마음으로 간호를 제공하고 싶다는 꿈이 담겨져 있다.

3주간의 국내교육, 한 건물 안에서만 생활하며 통제받는 환경이라는 조건은 그 당시에는 몹시 힘든 과정이었지만, 마다가스카르에는 주민 10,000명당 의사 1명이라는 통계치에 더욱 공부를 하게 만들었다. (16쪽)

우리 팀은 대학교, 초등학교, 유치원 세 기관에서 활동하였고 아프리카 미래재단, 밀알복지재단과 협력 활동도 하였다.
꿈의 유치원에 다니는 아동들의 부모님들은 대부분 그 주변의 채석장에서 일을 하신다고 한다. 차에서 내린 순간 태어나 처음 보는 광경과 소리에 눈에 본 것이 뇌에 닿기도 전에 눈물이 고였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엄청나게 큰 돌산, 그저 자연이었다. 그런데 내려서 보니 사람들이 돌을 직접 쇠로 내려쳐가며 수자업으로 캐고 있었다. 다른 행성에 온 것 같았다.
다짜고짜 눈물이 난 것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미안한 마음이 아닌 이들을 보고 놀란 내 마음에서 오는, 무지에서 발생한 죄책감이었다. 마음이 무거워졌다. 이들의 세상이 뒤집힐 만한 경제적 지원은 해주지 못하겠지만 그저 먼 나라에서 온 봉사자가 아닌 함께 살아가며 일상에 녹아들어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다.
눈이 부시게 예쁜 아이들을 보며 떠날 때 눈물이 날 것을 알았지만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안아줘야겠다고 다짐한 날이었다. (30~32쪽)

저자는 높고 단단한 언덕위에 있는 꿈의 유치원 어린이들의 알록달록한 색종이와 클레이 그리고 반짝이 풀과 스티커를 보며 반짝이는 눈빛, 설레임 가득한 손가락, 그것들을 빨리 받고 싶어 안절부절하는 모습들이 미술시간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고 싶게 한 에너지이자 원동력이었다고 했다.

수업을 진행하며 여러가지 말을 많이 했지마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한 말은 'Tsara be!!(짜라베)‘이다. ’잘했어!‘라는 뜻으로 아이들이 무언가를 해낼 때마다 잘했다고 칭찬해 주었다. (56쪽)

앙카추 대학에서는 한국어 교육과 한국 문화 교육 수업을 해야했는데, 5개월간 배운 마다가스카스어로 수업을 하기에는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고 한다. 그래도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열정으로 한국어를 빠르게 익혀나간다. 수업을 할수록 꼭 한국에 갈 것이라고 말하는 학생들을 보며 한국에서도 꼭 만나길 기원한다.

미래재단에서 근무하고 계신 이재훈 의사 선생님이 계셨다. 마다가스카르에서 10년 이상 의료봉사를 하고 계신 분이었다. 오지 이동 진료를 다니시며 오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진료를 제공하고, 처방, 더 나아가 수술까지 하시며 의료 봉사를 하고 계셨다. (131쪽)

내가 오지 진료 활동에서 한 일은 약품 정리 및 약국 보조 업무 보조, 검사 보조, 활력징후 측정, 수술 도구 세척, 환자 안내 및 지지 등 많은 일을 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고 벅차올랐던 순간은 역시 간호 업무 보조이다. 이번 오지 아동 이동진료에서는 종양 제거 수술, 탈장 수술이 많았다. 다른 업무를 하던 중 수술실에서 수술이 시작되었으니 수술실로 가보라는 현지 간호사 선생님 말씀에 수술실로 들어갔다. 탈장 수술이 마무리되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이 이곳에서 수술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신기했다.
직접 바늘을 수술도구에 끼워보며 수술실 간호사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선생님의 가르침 하나하나가 크게 다가왔다. (139쪽)

간호학과에 진학한 것이 취업이 잘되어서, 돈을 벌 수 있어서가 아닌 사람을 살릴 수 있어서 오길 잘했다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사람 살릴 수 있는 일에 일조할 수 있어서 다행이고 감사했다.
수술은 오전부터 저녁까지 이어졌다. 저녁이 되면 주변이 깜깜해지기에 발전기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여 빛을 비춘다. 그러나 발전기는 갑작스럽게 꺼지기 마련이었다. 그럼에도 수술은 계속되었다. (141쪽)

헤드라이트와 핸드폰 불빛, 손전등을 비추며 수술은 멈추지 않았다. 정말 열악한 환경 속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이 순간에 함께 있음에 벅차올랐다. 멀게만 느껴졌던 나의 꿈이 실현되는 것 같아 행복했다. (142쪽)

중기 봉사단으로 파견되면 현장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3개의 기관을 매일 출근하며 활동 예산 집행부터 교구 준비, 수업 준비 등으로 인해 시간과 체력이 부족해서 아쉽지만 현장 프로젝트는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책도 없이 수업 시간에 교수님 말씀으로 상상을 하며 공부를 한다고 하는 의과대학생 뚜주의 말에 충격을 받고, 팀원들과 의논을 해서 간호학-의학 도서관을 설립하기로 했다.

현장 프로젝트는 이 나라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이자 나의 경험이 있어서도 기회였다.
회계인 나는 예산 및 정산 관리가 복잡해지는 현장프로젝트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
힘들었지만 후회하지 않는 길을 걷기로 늦게 결정한 만큼 급하게 책들 구하기 위해 여러 기관에 메일을 보내고 조언을 구했다. 현지의 이재훈, 박재연 선생님께서 많이 도와주셨다. (157~158쪽)
우리는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프로젝트를 함께 완성했다. (161쪽)
결국 우리는 해냈다. (162쪽)

마다가스카르를 다녀온 후 문득문득 생각나는 아이들과 그때의 추억에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는 했다. (199쪽)

나만 알기엔 아까운 이야기들 중 가장 힘들었지만 가장 빛나는 마다가스카르 이야기를 책으로 쓰고 싶어졌다. 이 책을 쓰며 내가 경험했던 모든 것을 보여줄 수는 없지만 내가 경험했던 활동과 감정들을 말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누군가는 나의 특별한 경험을 알아주길 바란 마음일지도 모르고, 혹은 이 책을 읽고 난 뒤 ‘나도 언제가는 해외봉사를 갈거야’라고 결심하길 바라는 마음일지도 모른다. 어떠한 마음이었던지 매일 마다카스카르를 살아왔던 나의 경험을 통해 읽는 동안만큼은 매일 마다가스카르를 생각했었길 바란다. (200~201쪽)


현재는 아이들과의 추억을 되새김질하며 한국에서 열심히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집에서는 둘도 없는 공주님이다. 그러나 저자가 디즈니에 나오는 공주가 아닌 한 청년으로서 마음도 꿈도 푸르고 용기있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참 아름답고 멋지다.
봉사는 타인에 대한 공감과 배려 그리고 사랑 없으면 하기 힘들다. 그러하기에 ‘세계는 하나’라는 마음으로 아프리카 섬나라인 마다가스카르에서 5개월간 봉사를 하고 온 저자가 참 대단하고 아름답다.
이번 첫 책이 마중물이 되어, 더 나아가 간호사의 경험이 녹아있는 사람을 살리는, 살렸던 이야기들을 모아 책으로 다시 내기를 바래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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