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하우스 - 드론 택배 제국의 비밀 스토리콜렉터 92
롭 하트 지음, 전행선 옮김 / 북로드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드론이 모든 것을 배달해주는 세상이 도래한다면 어떨까? 밖에 나갈 필요 없이 손가락으로 버튼만 누르면 모든 게 해결되는 세상이라면?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를 보면 이는 결코 허무맹랑한 가설이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멀지 않은 미래를 보여주고 있는 것 처럼 느껴진다. 롭 하트의 '웨어하우스'는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클라우드'라는 기업에 대한 이야기이다.

거의 모든 것을 독점하고 있는 클라우드로 인해 직장을 잃은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을 망하게 한 클라우드에 취직하기 위해 노력한다. 모두가 평등하게 일할 수 있는 곳, 필요한 모든 게 제공되는 그런 '꿈의 직장'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함이다.

팩스턴과 지니아는 클라우드에 들어온 신입사원들이다. 들어가기만 한다면 모든 게 잘 될 것만 같았지만, 막상 그곳에서의 삶은 완벽하지 않다.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하고 혹독한 근무 환경과 평가제도가 존재한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온 몸이 부서져라 일해야 하는 곳이 바로 클라우드라는 회사의 실체였던 것이다.

클라우드라는 울타리 안에서의 삶은 잘만 하면 그렇게 나쁘지 않은 곳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팩스턴이 만족감과 회의감 사이에서 불편한 마음을 느끼고 있는 것은 울타리 속 세상이 광고되는 것만큼 유토피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곳은 자유라고는 하나도 없는 감옥이 될 수도 있는 곳이었다. 게다가 다수를 위해 소수를 기꺼이 희생할 수 있다는 가치관을 가진 곳이 바로 그 기업의 실체였다.

실제로 나는 팩스턴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만약 내가 클라우드에 들어가게 된다면 나는 그 실체를 마주하고 올바른 사고를 하기 위해 노력했을지도 모르지만 모든 게 보장되는 곳에서의 안락함과 안정감을 쉽게 버리지는 못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잘만 하면 미래에 대한 불안 없이 남은 일생을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떨치기 힘든 유혹이 될 것 같았다.

실제로 일어날 지도 모르는 상황을 소설로 마주 했을 때 약간의 서늘함을 느꼈다. 왜 장르가 스릴러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좀더 나은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해야 할지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 줬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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