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여성작가 편 - 세계문학의 흐름으로 읽는 한국소설 10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이현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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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한국문학 수업'은 1960년대 부터 2010년대 까지의 여성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에 대한 분석과 비평을 담고 있다. 초판 서문에도 잘 나와 있듯이 작가는 작품을 '반영론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분석한다. 그렇기에 각 시기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그 당시의 시대상과 밀접하게 연관시켜 작품을 평가하고 있다.

이 책에서 다뤄지는 작가는 총 열 명이다. 내게 익숙한 작가들의 이름도 보였지만 그렇지 않은 작가들의 이름도 꽤 있었기 때문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더욱 기대가 되었다.

목차를 살펴보면서 나는 본능적으로 내가 잘 알고 있는 작가의 파트부터 읽으려고 했지만 시간의 흐름대로 읽어야 한국문학의 흐름을 좀 더 잘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시간의 순서대로 읽기 시작했다. 서론에 나왔던 것처럼 저자는 작품이 만들어진 시기와 작가의 모습을 철저하게 반영해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근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작품이 그 시대를 잘 나타내고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작가의 경험과 연관짓기도 하고 당시의 분위기와 연관짓기도 한다.

그런데 조선의 유교적 문화에는 상인과 상업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 거기에다가 일본제국주의도 한통속인데, 거시적인 시각에서 보면 근대 자본주의가 필연적으로 제국주의로 치달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근대, 자본주의, 그리고 이들의 이기주의와 폭력성을 모두 동일시하면서 통째로 거부하는 태도가 나오게 된다.

52~53p

생각해보니 나는 반영론적 관점에서 문학작품을 읽었던 적이 거의 없다.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배울 때는 작품을 시대와 연관지어 배우지만 학교를 졸업한 뒤로는 철저히 효용론적 관점이나 내재적 관점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게 중요한 것은 작품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문체와 표현의 아름다움이었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자세하고 분석적인 설명으로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었다. 학교에서 듣던 문학수업의 심화 내용을 수강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문학을 좋아하지만 단순히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작품이 시사하는 바를 겉핥기로 훑고 지나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작품의 깊이를 느끼기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감상에도 배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책에 언급된 작가들의 작품이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내가 살아보지 않은 시대를 어떻게 표현했을지도 궁금했지만 기본적인 배경지식을 쌓은 후 감상한 작품들이 내게 어떤 감동과 감정을 가져다줄 지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그리고 이미 읽어본 책들도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눈으로 읽어내리기만 했던 작품을 다시 읽었을 때 느낌이 또 다를 것 같다.

좋은 문학 수업을 들은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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