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는 거의 매주 영화관에 갔다. 방학이면 일주일에 세 번 정도 가기도 했다. 영화광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부모님의 손을 잡고 나들이를 나갔던 것에 가깝다. 그 때 부터 모아둔 수많은 영화 포스터와 티켓을 모아 둔 스크렙북이 아직도 책장에 꽂혀있다. 집에도 DVD와 비디오가 정말 한가득이었다. 안방에 놓인 두꺼운 브라운관 텔레비전은 우리 자매에게 또다른 영화관이었다. 거기서 우리는 세계 곳곳의 애니메이션과 해리포터와 같은 재미난 영화들을 두루 섭렵했다. 부모님 덕분에 보게된 영화들이지만 아직까지도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영화들이 있다. 그때의 즐겁고 행복했던 감정들이 남아 있다. 그런 나에게 '영화'라는 것은 즐거웠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연상시키는 단어이다.
과거와는 다르게 지금은 그렇게 영화를 자주 보지는 않는다. 그 대신 계속해서 함께 할 영화를 수집한다. 단순히 말해 '인생 영화'를 찾아다니는 것이다. 그렇게 찾아낸 영화를 반복해서 본다. 특히 나는 '우울'할 때 보는 영화를 모으는 것을 좋아하는데 생각보다 영화가 주는 위로는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내가 즐겨 보는 영화들이 대거 수록되어 있는 양국선 작가의 '쿡언니의 방구석 극장'은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영화가 좋아서 영화관에서 일하고 영화를 공부하고 영화를 만들었다'는 작가의 영화 이야기는 영화를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삶의 자세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영화와 경험이 함께 어우러져 공감대를 형성하고 스스로의 삶을, 태도를 돌아보게 만든다.
책에서 소개되는 영화들은 모두 각기 다른 메시지들을 담고 있다. 그 속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미래와 관련된 이야기와 스스로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