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없으면 인생도 사막이다 - 풀꽃 시인 나태주의 다정한 연서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태주 시인의 사막 여행기?라는 말에 연세가 꽤 있으시지 않나 .. 의아함 반 걱정반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최근 다녀온 신작 시집은 아니고, 기존 시집 『사막에서는 길을 묻지 마라』를 오아물 루의 그림을 표지로 재출간 되면서, 신작시와 더불어 '시산문'이라는 생소한 장르로 사막 여행기를 담은 2편의 산문이 포함되었다고 한다.


시인 본인이 예전부터 사막을 동경하기도 하였고, 여러기회를 통해 여러차례 사막을 오갔던 것 같다.



사막 1



하고 싶은 말기 너무 많아


여기 버린다​



토막말 하나하나 부서져


모래가 된다​



가슴속 말들이 조금 더


줄었기를 바란다.




네가 없으면 인생도 사막이다 中


담담하면서도 사막의 버석한 느낌이 나는 것 같은 시들이었다.


의외로 낙타에 대한 고찰이 많았던 듯 낙타가 소재인 시가 많다.


메마른 사막을 오갈 때 가장 중요한 탈것이기도 하지만, 살아있는 생명이고, 상당히 혹독하게 다루어지는 모습에 대한 결과인 것 같긴 하지만, 역시 직접 겪어보지 않았기에 크게 공감이 가지는 않았다.


단, 새끼를 죽여 묻으면 어떤 먼곳을 갔다 온다하더라도 어미가 기어코 그곳을 찾아내기에, 이정표 없는 사막에서 이정표 삼아 그런짓을 한다고 하니 .. 정말 잔인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



여러번 사막을 오가며 깨달은 것이 지금 머무는 장소가, 모든 도시가 사막이라는 것. 그래서 나태주 시인은 더이상 사막을 꿈꾸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이제 사막을 꿈꾸지 않는다. 사막에 가지 못해 밤잠을 설치지도 않고 가슴 졸여 사막을 그리워하지도 않는다. 왜인가? 내가 머물러 사는 장소가 그대로 사막이고 내가 찾는 모든 지상의 도시들이 사막이기 떄문이다


네가 없으면 인생도 사막이다 p201




서울1


갈 수도 없고


가지 않을 수도 없는 곳



생각할 수도 없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없는 사람



사막 그 너머 어디쯤 있고


내 마음 속에도 있는 도시



여전히 서운하고


울적한 그이름


네가 없으면 인생도 사막이다 中


서운하고 울적하여 서울인가.. 약간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사막을 여행하며 삭막한 도시 서울과 어딘가 닮은 부분이 많이 있었나보다.



시집을 읽으며 많이 공감되지 못하는 구절이 답답하기도 하고, 그 눈에 담았던 사막이 궁금하기도 했다.



살아가면서 언젠가 사막에 방문할 일이 생긴다면, 이 시집을 챙겨들고 가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