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경제.인생 강좌 45편 - 윤석철 교수의 경영학 특강
윤석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흘러가는지 너무 복잡하다 싶다. 결국은 보고 싶은 것만, 알기 쉬운 것만 골라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더라 만은, 그래도 조금이나마 세상 속도에 발걸음 속도를 맞춰보고자 매일 아침 신문은 꾸준히 읽는 편이다. 그러다가 얼마 전 5월 29일자 한국경제에 실린 윤석철 서울대 명예교수의 인터뷰 기사를 읽게 되었다. 그 기사를 읽으면서 최근 읽었던 <경영 경제 인생 강좌 45편>이라는 윤석철 교수님의 저서가 생각났다. 우연히 위즈덤하우스 리퍼도서 판매 행사에서 저렴하게 구매했던 책이었는데, 책의 주요 내용들이 신문기사에 조목조목 요약되어있어서 인상 깊었기에 아마 책 내용이 떠오른 게 아닌가 싶다.

 

 

 

 

사실 윤 교수님의 <경영 경제 인생 강좌 45편>은 초판이 2005년 발간 된, 그러니까 이미 10년 가까이 지난 책이다. 매일매일 최첨단 기술의 발달로 인해 경영 환경이 변화하는 현대시대에는 사실 그러한 환경 변화에 맞추어 경영의 방법이나 이론들도 함께 진화하고 변화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산이 변할 시간 동안 이 책이 가치를 가지고 계속해서 읽혀진다는 것은 경영을 함께 발맞춰 변화하는 기술적 측면이 아닌, 쉽게 변하지 않는 인간의 사고와 태도적 측면에서 바라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다른 포스팅에서도 몇 번 언급했지만 나는 경영학을 전공했다. 많은 이유들 중에서 내가 경영학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고등학교 시절 윤리 선생님과의 대화 때문이었다. 당시 어떤 이야기를 하면서 선생님께서 뭔가 예시를 들었는데 그 때 이런 말씀을 하셨다.

 

예를 들어 왜 경영학을 배우고 싶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당사자가 좁은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취업과 같은 현실적인 이유를 가져올 것이다. 하지만 인생을 크게 바라보는 사람은 다르다. 경영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경영의 근본적인 속성은 세상이 굴러가는 이치를 파악하는 것에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이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인간들의 상호작용이다. 따라서 인간을 잘 이해하고 그것을 통해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하는 가장 현대적인 학문이 경영학이 될 수 있다.

 

지금도 사실 나는 대학에서 배웠던 경영학은 단순한 기술적 방법론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술과 방법이 현실에 반영되어 연구한 만큼의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그만큼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적용’이라는 별도의 문제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다시 말해서, 결국 이 책이 10년의 시간 동안 꾸준히 읽힐 수 있었던 것은 경영, 경제의 기본적 원리 뿐만 아니라 그것을 인생의 문제로 확대하여 바라보는 통찰을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책의 내용은 그리 어렵지 않다. 분량도 두꺼운 책이 아니므로 직접 읽어보시는 것을 권하고 싶다. 짧게나마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인간의 생존양식이란 늘 무언가를 주고 받으면서 가치를 창출하기도 하고 그 속에서 노동의 원동력을 얻어왔다. 즉, 기브 앤 테이크가 가장 기본적인 삶의 원리인 것이다. 이러한 원리가 현대적으로 조직화 된 것이 기업이다. 이러한 기업들이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고, 자사가 무엇을 줄 수 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감수성’, 그리고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상상력’, 그것을 현실화 할 ‘과학기술’이 필요하다고 윤석철 교수는 말하고 있다. 이 때 감수성, 상상력 그리고 기술발달의 방향을 선택함에 있어서는 ‘창조성’과 ‘생산성’을 고려해야 한다. 얼마나 창조적인지, 혹은 생산성이 좋은지, 그게 아니라면 두 가치 간의 적절한 타협점을 찾는 것이 결국 만들어내는 가치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책의 전반부가 인간의 속성을 통해 본 기업의 지향점과 기본원리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면, 책의 후반부는 그러한 기업이 좋은 기업으로서 존속하기 위한 구성원들의 태도와 사고적 측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이를테면 속도와 목적적합 추구의 요소는 모두 기업에게 필요하지만, 그것이 서로 상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경영자의 관점에서 두 요소 간의 최적해를 찾아야 한다는 부분이 있다. 이것은 조직이 효율성을 중시해야 하는지 효과성을 중시해야 하는지와 같은 경영학의 풀리지 않은 고민에 해답이 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으로는 직선 코스가 아닌 제곱식 유형의 우회축적의 경로가 오히려 시간적 측면으로는 ‘최소시간’이라는 부분이다. 이것을 쉽게 풀이하면 오히려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은 바로 앞의 이익을 보고 판단할 때 가능한 것이 아니라, 다소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기본에 충실하고 다양한 경험을 할 때 더욱 따르게 원하는 결과에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다. 일상에서 많은 멘토가 될만한 분들은 이렇게 말한다. 결과는 노력에 비례하지만 항상 일정하게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라고. 노력으로 인한 결과는 즉각적으로 그것이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계단식처럼 어느 정도 누적되었을 때 비로소, 비약적으로 결과가 좋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우회축적의 경로의 개념은 그러한 노력과 결과의 관계를 측정하는 좋은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또 기억에 남는 부분으로는 기업의 생존부등식이란 [제품가치(V) > 제품가격(P) > 제품코스트(C)] 이라는 것을 전제로, 정말로 기업이 사회에 기여해야 것은 눈에 보이는 투명경영이나 광고성 사회환원(물론 이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이 아니라, V-P의 가치가 극대화 되어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효용과 가치를 전해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이러한 기업 생존부등식을 인간 개인의 삶으로 확장하여, 내가 투입하는 노력 대비 더 많은 임금을 받는 것에만 몰두하지 말고(물론 이러한 행위도 합리적인 행위로써 추구해야 할 태도이다) 상대방이 원하는 가치 대비 줄 수 있는 역량 자체를 끌어올리기 위한 자기계발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에도 설득력이 있다.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그것을 단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는 과정에는 핵심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신문을 읽는 것도, 10년이 지난 이 책을 밑줄 그어가며 읽는 것도 그러한 기본과 핵심에 집중하려는 작은 노력이라 하고 싶다. 복잡할수록 그것을 완전히 이해하기 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갈 것이 요구되는 건 어쩔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
 
 
 
 

 

 

 

 
◆◆ 경영자는 한정된 자기 분야를 초월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지적 시야를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21세기 경영은 그만큼 자유도가 높고, 그것은 곧 생존경쟁이 선택이 아니라 숙명임을 뜻하기 때문이다.
 
◆◆ 실존주의 문학가 카뮈는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일이 철학의 기본적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시지프의 신화>에서 말한다. “부조리란 인생에서 의미를 찾으며 성실하게 살아가려는 인간의 의지를 좌절시키는 비합리성의 세계”라 한다. (중략) 또 다른 실존주의 철학자 야스퍼스는 “삶의 세계를 논리적 통일성을 가지고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외쳤고, 하이데거는 “세계는 고뇌하는 인간에게 아무것도 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토록 부조리로 가득 찬 삶의 세계에서 인간이 택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 결국 삶의 기반은 ‘주고받음’에 있다.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는 결국 살기 위해 어떤 시스템을 구축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되는데, 사회와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구성원/구성체의 생존기반은 결국 ‘주고받음’으로 이루어지고 유지된다. (중략) 국가-국민, 기업-고객, 가정 모두 각자의 생존기반에 대한 고마움을 인식하고 그에 대한 봉사(보답을 위한 노력)를 실천하는 수준여하가 인간적 성숙을 재는 척도일 수 있다.
 
◆◆ 지나간 명화 <쉐난도>에서는 ‘사랑한다’는 말과 ‘좋아한다’는 말을 엄격히 구별한다. 제니와 결혼하기 위해 허락을 구하러 온 샘에게, 그녀의 아버지 앤더슨은 묻는다. “왜 제니와 결혼하려고 하는가?” 청년은 “제니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라 답한다. 그러자 앤더슨은 “그것은 충분한 이유가 못 돼”라고 말한다. 당황한 샘에게 앤더슨은 “사랑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다르지. 어떤 여자를 좋아하지 않으면서 사랑하게 되면 그와 하룻밤을 지내는 일조차 지겹고 싸늘하게 느껴지는 거야! 그런 밤을 지내고 나면 이튿날 아침엔 경멸만 남지!” 하면서 사랑함보다 좋아함이 더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 상상력에도 목표의식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비로소 가치창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목표의식이란 고객의 필요와 아픔을 해소하고 기호와 정서를 만족시키기 위한 의지다. (중략) 이러한 목표의식은 문제정의로 발전해야 한다. 목표의식을 문제정의로 전환하는 데는 상상력이 필요하고, 문제정의가 제대로 되면 문제가 반은 풀린 셈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문제정의는 중요하다. 세련된 문제정의가 필요하다.
 
◆◆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계속 무엇인가를 배워야 살 수 있고, 그 배움의 결과는 인간사회와 자연의 존재양식, 이들 두 영역에 관하여 ‘될 수 있음’과 ‘될 수 없음’을 구분하는 지혜가 된다. (중략) 정리해서 우리는 생존하기 위해 인간사회와 자연법칙에 관하여 계속 탐구해야 하고, 자연에서 얻은 지식을 과학, 과학을 삶에 적용하는 지혜를 기술이라 한다.
 
◆◆ 사실 기업의 도덕성은 그러한 생존부등식의 만족여부에 달려있다. 오늘날 기업을 부도덕적 집단으로 매도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것은 인식오류다. 생존부등식을 만족시키는 기업은 제품 한 단위를 팔 때마다 V-P 만큼의 순가치를 소비자에게 기여하는 존재이며, 따라서 그것으로 축적하는 기업의 부는 도덕적으로 정당한 반대급부다.
 
◆◆ 가치는 어떻게 측정될까? 결국 가치는 구매하는 사람, 받아들이는 사람이 알아주는 만큼이 가치다. 사회생활에서는 누구나 자기 자신의 세일즈맨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같은 의미다. (중략) 그렇다면 제품 혹은 서비스에 대해서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의 구성요소는 무엇일까?
 
◆◆ <논어>의 [안연]편에는 자공이 공자에게 정치에 관해 묻는 질문이 나온다. 이 질문에 공자는 경제, 국방, 그리고 국민 신뢰가 정치의 기본이라고 답한다. “그 세 가지 중 부득이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무엇을 버려야 합니까?” 하고 자공이 묻자, 공자는 국방을 버려야 한다고 답한다. “나머지 두 가지 중 다시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무엇을 버려야 합니까” 하고 묻자 공자는 경제를 포기하라고 답한다. 결국 공자는 ‘식량’이나 ‘국방’보다 ‘신회’를 더 중요한 기본으로 본 것이다.
 
◆◆ 인간이 느끼는 행복은 그가 도달한 철학적 성숙의 함수다.
 
◆◆ 정신심리학자 쿤켈은 자아의 파멸에 이를 만큼 심각한 사태에 직면한 인간은 자신을 지탱해주고 있는 것이 진실로 무엇인가를 묻게 되고, 이런 진실의 순간에 인간은 오만하거나 이기적이었던 자기중심적 생각에서 벗어나 공동체를 위한 창조적 삶을 선택하는 계기를 맞는다고 한다.
 
◆◆ 짧은 사랑과 긴 사랑을 구별할 줄 아는 지적성숙이 필요하다. 생텍쥐베리는 “사랑은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데 있지 않고 둘이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데 있다”고 표현했다. 또한 앙드레 지드는 “사랑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좋아함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 좋아서 끌리는 힘, 즉 인간적 매력은 우리 삶에서 가장 강력한 힘일 것이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상대방이 계속 자기를 좋아하도록 외모뿐만 아니라 교양, 지성, 가치관, 도덕성 같은 인간적 매력을 가꾸는 일은 긴 사랑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 오늘 날을 정보화 사회로 규정하면서 정보의 창출, 공유, 활용이 경쟁력의 원천이라 외친다. 정보에는 기계적 장치에서 얻는 시그널정보(SI)와 인간을 통해 얻는 휴먼정보(HI)가 존재한다. 미국이 9.11테러를 막지 못한 것은 SI를 믿고 HI를 소홀히 한 데 원인이 있다고 한다. 기업이 인력을 감축하고 자동화, 기계화를 하면 HI의 창조적 아이디어 창출은 줄어든다.
 
◆◆ 아우렐리우스의 지도자론에 따르면,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은 1)지혜 2)정의감 3)강인성 4)절제력이다. 지혜란 조직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미래를 기획하고 실천에 옮기는데 필요한 지적 능력을 말한다. 정의감은 옳고 그름을 가리는 능력을 뜻하며, 특히 내부로부터의 붕괴를 막는 중요한 덕목이 된다. 강인성은 위험과 어려움을 극복하는 정서적 힘을 뜻하고, 절제력은 자기 자신의 욕망을 억제하여 균형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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