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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펄전의 우울증 -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스펄전의 실제적 권면
잭 에스와인 지음, 김안식 옮김 / 세움북스 / 2025년 11월
평점 :
서평: 『스펄전의 우울증』
19세기 영국 최고의 설교자 찰스 스펄전(Charles H. Spurgeon)은 탁월한 설교와 저술로 수많은 영혼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했다. 당대 복음의 파수꾼으로 그의 역할은 참으로 위대했다. 하지만 그의 사역 이면에는 평생 그를 괴롭힌 우울증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었다. 이 책은 스펄전이 겪었던 정신적·영적 고통을 단순히 전기적 사실로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의 고난이 어떻게 목회적 통찰과 신학적 깊이로 승화되었는지를 섬세하게 조명한다.
저자인 잭 에스와인은 탁월한 글쟁이이다. 그는 스펄전의 설교와 저작 속에 녹아 있는 고통의 흔적들을 추적하며, 스펄전이 우울증을 통해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를 더욱 깊이 체험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스펄전이 자신의 연약함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내면서도, 그 안에서 하나님의 위로와 능력을 발견했던 과정이 잘 서술되어 있다. 이점은 오늘날 유사한 고통을 겪는 목회자들과 성도들에게 깊은 공감과 위로를 제공할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우울증을 단순히 영적 문제나 신앙의 결핍으로 치부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 아직도 많은 그리스도인이 우울증을 단지 영적인 문제에만 국한하는 오류에 빠져있다. 이 책의 강점은 우울증을 인간 실존의 일부로서 정직하게 다루면서도 복음적 소망을 잃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펄전의 삶을 통해 저자는 고난이 때로 하나님께서 당신의 종들을 빚어가시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그리고 상처 입은 치유자만이 진정으로 다른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질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특히 한국 교회 상황에서 이 책은 시의적절한 메시지를 던진다. 강인함과 성공을 강조하는 문화 속에서 목회자들의 정신건강 문제는 여전히 금기시되는 경향이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침묵을 깨고, 우울증을 포함한 정신적 고통이 신앙과 양립 가능할 뿐 아니라, 때로는 더 깊은 경건으로 나아가는 통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목회자, 신학생, 그리고 고난 중에 있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스펄전의 우울증은 단지 한 위대한 설교자의 개인사가 아니라, 고난 가운데서도 신실하신 하나님을 붙드는 모든 믿음의 사람들에게 주는 위로와 소망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