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홍대까지 카페탐험가

카페 탐험가 - 뉴욕에서 홍대까지
장성환.정지연 지음 / 북노마드 / 2009년 11월

  카페만큼 친숙한 장소가 있을까. 우리는 그곳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새로운 이를 만나거나 한다. 그렇게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는 카페는 이제 더 이상 커피만 마시는 곳이 아니다. 책도 읽고 그림도 보면서 따뜻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문화의 장소로 변해가고 있다. 인테리어 또한 대형 체인 커피숍의 획일적인 모습에서부터 아기자기하고 상상력 넘치는 디자인을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홍대를 걷다보면 이쁜 카페들이 곳곳에 눈에 띄어 카메라로 연신 찍어댄 적이 있다.
 이 책에선 너무도 고맙게 그런 카페들을 한꺼번에 만나볼 수가 있다. 그 이름만 들어도 멋진 도시 뉴욕과 우리나라의 홍대거리의 이쁜 카페들을 1, 2부로 나뉘어 소개해 놓았다. 맨해튼에서 브루클린까지의 여러카페들 중 이름을 몇번 들어본 곳도 있었고 홍대카페 중에선 실제로 가본 곳도 있어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또 아직 미처 가보지 못한 곳들을 꼭 목록으로 만들어 언젠가 가보리라 다짐을 했다.

 

 

 

  여기서 소개된 뉴욕의 카페들은 글쓴이가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좋았던 곳들을 꼽은 곳들이다. 그래서인지 어느 가이드북에서나 나오는 그런 관광명소보다는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또한 카페를 소개하면서 뉴욕 곳곳을 누비는 듯한 기분에 당장이라도 날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뉴욕은 언제 보아도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곳이기에...

 나 또한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내 마음을 달래주던 곳이 카페였다. 힘든 일에 지쳐 집에 돌아갈때쯤 항상 들리던 카페에서 다이어리를 정리하기도 하고 공부를 하기도 했다. 주위에는 모두 그나라 언어로 떠들어대면서 웃고 즐기는 속에 때론 외롭단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은 좋았다. 때때로 친구들과 만나 한껏 수다를 떠들어대면 스트레스가 확 풀릴때도 있었으니 그 카페는 나만의 아지트인 셈이었다.

 

 

 

 

  혹시나 이런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때 된장녀라는 말로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명품백만 즐겨찾는 사람들이 입에 오르내린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런 멋진 카페를 찾아다니는 사람들도 그런 잣대를 들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이런 카페들은 그저 돈을 뿌려대는 곳으로만 생각되어질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입장에서 보면 그곳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은 단지 돈을 지불하고 무언가를 산다는 행위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친구와 수다를 떨며 즐기는 시간, 새로운 이를 만나는 시간,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 등... 그 '함께' 라는 시간을 공유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치면 밥 한끼에 버금가는 커피값도 그리 비싸보이지 않는다.

 

 

 

 

  소개된 카페들 중 특히나 눈에 들어온 곳은 아무래도 책을 좋아하니까 북카페인 하우징 웍스 유즈드 북스토어 카페였다. 온통 책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책과 커피를 함께 한다는 생각만 해도 이내 행복해졌다. 흔히 북카페하면 소량의 책들과 커피가 함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곳은 그런 곳과는 차원이 달랐다. 도서관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엄청난 책들이 카페에 있는 것이다. 사진을 보니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카페탐험가로 1년을 뉴욕에서 산 작가는 이제는 홍대를 누비고 있다. 뉴욕 못지 않게 예쁘고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홍대에도 많이 있으니까 말이다. 그곳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뉴욕에서의 추억들을 떠올리기도 할 것이다. 비록 장소는 달라도 여유를 즐기는 시간은 같으니까... 나 또한 그런 여유를 즐기고 싶다. 책을 읽으면서 대리만족을 하는 느낌에 기분이 좋았다. 요즘 이리저리 지친 마음에 그런 시간들조차 가지지 못한 내게 마치 선물을 주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