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 이응
김멜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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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책의 첫인상은 ‘이게 무슨 단어지?’ 싶었다.

제목인 『이응이응』부터 『좀비 손금』, 『드그다 읏따읏따』, 『아무래짜』, 『메께라 께라』까지… 살면서 처음 들어보는 단어들이 한가득이었다.

솔직히 모든 단편이 다 좋았던 건 아니다.
‘이건 무슨 말이지?’ 싶은 이야기도 있었고, 내가 이해한 게 맞나 싶어서 몇 번씩 다시 읽은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또 신기하게도 ‘뭐지?’ 하면서 읽다가 어느 순간 ‘아… 그렇구나’ 하고 다음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소재도, 설정도 꽤나 독특해서 읽으면서 몇 번이나 당황했는데, 어느 순간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 결국 그 자리에서 완독했다.

김멜라 작가의 소설은 소재만 보면 꽤 자극적인데, 막상 다 읽고 나면 결국 남는 건 사람 사이의 관계, 외로움, 사랑, 상실 같은 감정들이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뿐만 아니라 사람과 동물, 살아 있는 존재와 죽은 존재, 심지어 몸과 마음 사이의 경계까지 자연스럽게 허물어버린다.
조금 이상하고, 다정한 책.

읽는 동안에는 계속 ‘뭐지?’ 했는데, 책을 덮고 나니 오히려 그 이야기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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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라이프 : 글리치
박새봄 외 지음 / 멜라이트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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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뭘 좀 보게 된 홍단비

‘보인다, 여전히, 보여. 저 빌어먹을 뱀이 어제보다 더 선명하게 보인다. 온갖 사람들의 목덜미에 칭칭 감겨 꿈틀대는 커다란 뱀들, 절대로 현실일 리 없는 환각. 의심할 바 없이, 나는 결국 미쳐버렸구나.’
너무 강렬했던 문장.
스스로 ‘내가 미쳤구나’라고 자각한 순간의 절망과 두려움이 그대로 느껴졌다. ‘내가 미친 걸까?’ 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다름 앞에서 두려워하고 있을 때, 형식적인 위로나 외면이 아니라 “환영한다”라고 말해주는 다정한 한마디는 얼마나 따뜻했을까.
나도 누군가에게 “있는 그대로의 너를 환영해”라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2.더블캐스팅

구술사인 수진이 경자를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한 사람의 삶을 따라가다 보니, 그저 중산층 사모님일 것이라 생각했던 ‘안젤라’가 아니라 인간 김경자의 삶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되었다. 안젤라라는 이름 뒤에서 경자는 그동안 어떤 감정들을 조용히 쌓아왔을까?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한 사람의 삶을 다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결국 착각일지도 모른다.

3 평행선 서점의 방명록

평행세계라는 설정을 통해 수현이 자신의 삶에 대한 주도권을 찾아가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웠다. 우연히 발견한 또 다른 나, 현수의 존재가 이야기에 신비로움을 더해주었고, 같은 얼굴에 같은 사건을 겪지만 시간이 하루씩 어긋나 있는 설정도 인상적이었다.
수현이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고, 외전격인 B와 A-B에서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면서 꽉 닫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 점이 더더욱 마음에 들었던 소설.

4 전지적 루돌프 시점

산타는 어디서, 어떻게 일할까? 기발한 설정과 달리 주인공의 인생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더 먹먹하게 다가왔던 소설.
산타파파에서 일하는 현재의 시점은 인물들 덕분인지 가볍고 유머러스하게 흘러가지만, 그 안에 담긴 현재의 고통스러운 과거를 마주할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작가의 말처럼 저승에서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으니, 나 역시 내 삶 속에서 이 이야기가 작은 쉼표가 될 수 있기를.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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