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 노신 잡문집
루쉰 지음, 홍석표 옮김 / 북코리아 / 2001년 1월
평점 :
절판


1. 잡문집 <무덤> 말 그대로 잡문이다. 여러 종류의 글들이 한데 섞여 있다. 읽으면서 루쉰의 사상적 풍요로움에 감탄을 했다. 지질학, 생물학, 문학 등에 걸친 그의 폭넓은 공부. '요즘의 박사(博士)는 박사가 아니라 협사(狹士)이다' 라는 말이 새삼 떠올려졌다. 분과학문 체제 내에서 자신의 전공만을 파고들어서 공부하는 현실을 비판하는 말이다. 루쉰은 이러한 제약 없이 근대 학문을 폭넓게 받아들였고, 이를 쉽게 풀어서 중국의 대중들에게 이 책에서 설파하고 있다. 그래서 책의 너무 다양한 주제가 조금은 난잡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2.이 책을 세미나 커리로 해서 내가 몸담고 있는 문학모임에서 세미나를 했다. <마라시력설>이라는 글을 읽고는 루쉰의 문학관과 우리의 문학관이 충돌되는 부분을 말하면서 자연스레 우리는 문학을 왜 하는가? 와 같은 거창한 질문도 던져보았고 그의 글들을 관통하는 진화론적 측면에서 대한 비판도 열띠게 이루어졌다. <내 절열관>과 같은 것은 지금의 현실에도 통용되는 바가 있다는 점에 '아직 탈-남성 사회는 멀기만 했구나' 하고 씁쓸해 했다.

루쉰이 노자를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들이 많았는데, 노자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 친구 중에는 많기 때문이다. 사회 변혁기 때에는 항상 노자가 비판당한다고 했는데 이는 아마도 도가가 변혁기에 민중들을 호도하는 신비주의 경향으로 빠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우리들은 '역시 루쉰은 글을 잘 써' 등의 감탄을 했으니 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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