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링 인 폴
백수린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narrative 기법

당신이 당신과 상관없다는 듯 리의 한심함을 비웃고 내가 무고한척 리를 연민할 때, 혹은 내가 리의 한심함을 비웃고 당신이 리를 연민할 때, 리는 여자를 데리고 궁의 정원으로 들어섰다. 가이드의 마지막 코스는 언제나 이 정원이었다. 측백나무가 즐비한 정원의 한가운데에는 수련이 가득 핀 사각 연못이 있었다. 궁터를 돌고 돌아 궁 가장 안쪽에 위치한 이 정원에 이르면 관광객들은 모두 탄성을 내질렀다. 사실 이 정원은 오래전 식민지시대를 거치며 크게 훼손되었다. 복원이 완료된 것은 고작 이십 년 전이었다. 그렇지만 리는 정원에 대해 설명할 때 그런 사실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 대신 왕이 왕비를 연모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정원을 지었다는 다소 허구적이지만 낭만적인 일화를 관광객들에게 전해주었다. 그러면 관광객들은 흡족해하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사실 리는 관광객들이 도대체 무엇에 그토록 열광하는지 잘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보다 더 아름다운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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