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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플랜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19
스콧 스미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비채 / 2009년 3월
평점 :
이 책을 손에 잡는 순간 잠시도 눈을 뗄수 없을 것이라는 표지의 말이 나를 끌었다. 오랜만에 반지의 제왕, 다빈치코드 같은 멋진 서스펜스 소설을 읽어보고 있었다. 그래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넘기면 넘길수록 인간의 욕심과 잔인함, 악함에 대해서 작가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그리고 있는지... 정말 너무 섬뜩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정말 찜찜함이, 안타까움이, 두려움이 내 마음속에 스멀스멀 올라온다.
인간의 돈에 대한 욕심, 그것을 위해 저지를 수 있는 악함, 특히 어떤 악할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는 사람에게서 시작된 것이 아니고 너무나 평범한 선량할 것이라고 추측하는 사람한테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더욱 무서운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이 언제든지, 당신, 곧 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작가는 그대로 전달하고 있는 것 같다.
평범한 회계를 보는 동생과 사회에 열등을 가진 덩치 큰 형의 부모님 무덤에 조문을 가는 것으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농장에 큰 빚을 지고 그것을 해결하지 못한 부모님이 선택한 길, 죽음. 부모님에 대한 약속으로 매년 해가 바뀌기 전에 무덤을 찾아가는 일을 7년 동안 반복한 아들들. 어쩌면 지극히 평범하고 사회에서 소외되었지만, 그 삶에서 최선을 다하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형은 덩치가 크고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해서 뚜렷한 직업이 없이 살아가지만, 남을 헤치지 않는 착한 사람이다. 이런 형 옆에 루라는 친구가 있다. 유일한 친구, 어쩌면 동생보다 더 가까운 사람이다. 셋이서 길을 가다가 우연히 여우를 길에서 만나게 되고, 개가 그 여우를 찾으러 가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그리고 그들을 엄청난 행운을 만나게 된다. 이것이 그들에게 엄청난 행운으로 시작됐지만, 끝내는 엄청난 비극으로 끝날 것이라는 것을 예감하지 못한 채 그들은 그 돈을 가지고 떠난다.
그리고 인간의 돈에 대한 욕심으로 인해 빚어지는 비극들이 하나씩 펼쳐진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CSI를 생각했다. 스릴러물을 좋아하고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나는 CSI 즐겨봤다. 범죄에 대해 어떻게 과학적으로 추리하고 증거를 잡아서 범인을 추적하는지 드라마를 통해서 표현하고 있다. 과학수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러나 작가는 과학수사를 통해서 주인공을 육체적인 감옥에 두기보다 정신적인 감옥에서 평생을 살도록 했다.
과연 정신적 감옥과 육체적 감옥 중 어떤 것이 더 나을지에 대해서는 독자에게 선택을 맡겼다.
읽으면서 여러 가지 많은 영화, 최근의 범죄자, 등등 많은 생각들이 났다.
한번 저지르기 시작한 범죄에 대해 인간은 스스로에게 관용을 배풀며 또한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준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합리화하고, 또한 인간의 내면의 잔인성을 정당화 시키는지 다시 한번 보게 되었다.
많은 얘기를 하면 이 책을 읽는 감흥이 떨어질 것 같다. 한 장 한 장씩 넘기면서 스릴을 느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