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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 세 번째 이야기 ㅣ 돈 걱정 없는 노후 30년 6
고득성 지음 / 다산북스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선의 유산은 혼자 힘으로 제 길을 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던킨
너무도 어렵고 말하기 어려운 문제인 상속을 저자는 너무도 잔잔히 흐르는 감동의 소설로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우리 문화속에서 금기시 되고 있는 상속, 유언장에 대한 문제.
뿌리깊은 유교적 사상을 가진 우리나라에서 자식된 도리로 상속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돈 밖에 모르는 불효자식이라는 이미지를 준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해 왔고 오히려 자식에게 재산을 남기는 것은 별로 바라지 않는다고 빚만 안 남겨도 다행이라고 늘 생각해 왔다.
그러나 사람은 당장 자신 앞에 어려움이 닥치거나 공짜로 얻을 수 있는 돈이 생기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가족이라고 하지만 자신의 것을 내어주기보다 다른 사람들의 것을 얻으면 좋아하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나는 처음에는 이 책은 재밌게 읽었다. 그러나 읽으면 읽을수록 왠지 내게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주인공 김수성이 자식들을 시험할 목적으로 돈을 가져와 보라고 했을때 자식들이 가져온 돈을 보면서 나도 갑자기 눈물이 났다.
내게도 이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러나 내게는 시험이 아니라 진짜 어려움에 처한 아버지의 도움이였기 때문에...
그때 나는 나의 저금을 깨고 반 정도를 드렸다. 정말 힘든 때였다. 너무 아까웠고, 너무 원망스러웠다. 나의 결혼자금을 이렇게 가져가 버리는 아버지가 너무 미웠다. 그러나 드렸다. 자식이 드릴수 있을 만큼... 내게 너무도 큰 돈이였지만 아버지이기에 드렸다.
김수성의 자식들이 오천만원, 천만원, 오백만원을 가지고 왔을 때, 지금 나에게 또다시 이런 요구를 한다면 나는 어떻게 할지를 생각했다.
나도 직장생활한다고 너무 힘들고, 이제는 내가 책임져야하는 가정도 있고 아기도 있다. 나도 나름대로 재정상태를 설계해야하고 열심히 벌고 노후도 준비하고 우리 아기를 위해서 준비도 해 주어야하는 입장이다. 어찌보면 그때 보다 더 많이 벌 줄은 몰라도 마음은 그때보다 더 피폐해져 있는 상황이다.
자꾸 눈물이 난다. 자신만은 생각하는 내 자신에게 자꾸 눈물이 난다. 내가 지금껏 기반을 닦을 수 있게 도와준 가족인데, 막상 어려움이 닥쳤을 때 외면하고 싶어하는 나. 그리고 만약 시댁에서도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나에게 도움을 청하면 어떻게 하나 늘 마음에 염두해 두고 있었던 나다.
참 이기적인 나이고 김수성의 딸이고, 김수성의 막내 아들이다. 그런 이들에게 김수성의 큰아들 서진은 이렇게 말한다. 가족의 어려움을 보고 어떻게 가만히 있냐고, 우리가 도와줄수 있는 데까지 돕자고, 그렇게 아버지 김수성과 동생들을 설득시키고 끝내는 막내아들 우진이는 영화에 성공해서 이 상속 이야기는 아름답게 끝을 맺고 있다.
내가 쓴 글들이 참 두서 없음을 안다. 이 책은 어려운 법률적 문제인 상속을 소설로 재밌게 저자가 펼쳐놓은 책이다. 이렇게 감정을 실어서 읽을 책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픽션이지만, 내 마음을 흔드는 한편의 드라마로 와 닿았다.
그만큼 내가 이 글을 읽고 난 뒤 마음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글의 부록으로 가족이 죽고 난후 거액의 유산을 물려받은 소녀가 삼촌에게 학대를 받으면서 친권자를 찾는 내용을 보면서 다시 한번 돈의 무서움을 생각하게 되었고, 나의 어린 아들 생각이 났다. 만약 내가 갑자기 죽게 된다면 이 아이를 누구에게 부탁해야할까? 아직 아무 준비도 못해줬는데, 어떻게 이 아이를 위해서 철저히 준비해 주어야 할까?
어찌보면 참 어처구니 없는 생각이다. 가진 재산도 없고, 당장 어찌될 것도 아닌데, 이런 걱정을 한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이 책은 내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자식 걱정 없는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상속은 꼭 실천해야 할 재테크다.
저자는 어려운 상속의 문제를 김수성의 실제 상황에서 설명하고 있다.
자신을 버린 김대로가 물려준 빚 때문에 친구를 찾아간 김수성은 상속의 종류에 대해서 듣는다.
상속에는 3가지가 있다.
단순승인은 말 그대로 돌아가신 분 즉, 피상속인의 모든 권리와 의무를 모두 어어받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적극적 재산과 채무를 모두 물려받는 것, 이것이 단순승인. 보통 빚이 없고 단순히 유산을 물려받는 경우에 취하는 형태이다.
한정승인은 받은 유산으로 상속된 빚을 갚는 것으로 유산이 많으면 빚을 갚고 남는 돈을 갖는 거고 빚이 더 많으면 받은 유산만큼만 빚을 갚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상속포기로 빚이 더 많은 경우 받을 재산도 포기하고 빚도 포기하고 완전히 상속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아버지의 유산과 채무에서 모두 벗어나서 말 그대로 상속을 포기한다.
상속이 개시된 사실을 상속인이 안 날로부터 3개월 안에 신고하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단순승인으로 처리되고,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해야할 경우에는 꼭 3개월 안에 법원에 신고해야 한다.
상속포기시에는 4순위까지 모두 포기해야 한다.
다음 순위로 상속받는 법정상속인들은 상속재산 중에 빚이 더 많다는 사실을 몰라서 단순승인이 되었다 하더라도 중대한 과실 없이 빚이 상속재산보다 더 많다는 사실을 모른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신고할 수 있는 법적인 배려가 있다.
상속이 개시된 이후에 피상속인의 예금 등 상속재산을 부정소비하면 그 사용자는 법적으로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인정합니다. 문제는 단순승인으로 인정되면 상속포기가 불가능하다.
김수성은 상속에 대해 자신이 할머니의 상속에서 제외당해서 어려웠던 시절과 아버지의 빚으로 또 한번 위기를 맞으면서 철저하게 상속을 준비해야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결국 자식들에게 배신을 당한다. 그러나 그가 다시 깨어나서 가족들에게 유언을 공개하고 가족의 유대를 강조하면서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저자는 자녀 한 명당 수입의 5퍼센트 정도를 자녀의 교육과 결혼 등을 위해 저축하라고 글 속에서 이야기 한다.
이 글의 추천사처럼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자칫 복잡하고 감정적으로 얽힐 수 있으며 법률적 용어의 어려움을 아주 쉽고 공감되게 쓴 이 책을 말이다.
한 집안의 가장이 혼자 돈을 벌고 있다 하여도 이는 결코 혼자만의 재산이 아니다. 배우자, 자녀들과 함께 지키고 불려야 하는 공동재산이다. 상속을 통해 자녀의 꿈을 키울수 있는 밑거름 자산을 마련하고, 땀 흘려 모은 가족의 공동재산을 잘 가꾸고 잘 물려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상속은 가장 적극적인 자산관리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