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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위한 논어 - 공자, 여자 인생에 답하다
유키 아코 지음, 서수지 옮김 / 아이콘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공자, 여자 인생에 답하다
논어를 한번은 접하고 싶었다.
하지만 솔직히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커서 쉽게 접근하기는 어려웠다.
공자하면 철학적이면서 뭔가 심오하고 범접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이 강했기 때문일것이다.
서점에서 본 논어관련책들의 겉표지만 봐도 왜 그리 딱딱한지.
표지를 본 개인적인 견해일뿐 사실 다른 논어책은 읽어보지 못해 차이점에 대해선 명확하게 분석하지는 못한다.
여튼 또 따분하고 지루하단 인상이 강해서 들었다가도 놓기를 수차례였다.
심심치 않게 영화로 만들어지고 장편드라마로 각색되는걸 보면 그의 철학적 견해가 남다른건 분명한데
공자의 일생을 모르지만 오랜기간 회자되고 있다면 한번쯤은 "논어", 만나보는것도 나쁘지는 않을것이다.
저자 유키 아코는 논어를 여자로서 어떻게 접근할수 있는지 풀이해 놓았다.
간결하면서도 심오하게, 평범하면서도 가치있게 논어를 이치에 맞게 풀어놓았다.
인생사를 담은 에세이 집이다.
흩어진 마음을 어렵지 않은 글귀로 다잡을 수 있게 도와준다.
살아가면서 어렵지 않은 인생사가 어디 있고 고뇌하지 않는 자가 어디 있으랴.
흩어져 부서질것 같은 복잡한 심신을 어루만지고 감싸안고 다독일수 있는 회복의 씨앗을 품게 해 주는듯하다.
물론 내 정서에 맞지 않는 글귀가 아주 없는건 아니다.
가령 멋진 남자에게 사랑받는 여자가 되려면 어찌해야 한다 그런 구절은 사실 속된말로 아니꼽다.
하지만 그 구절을 여자로서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호인과 친해질수 있는 계기로 생각한다면 아니꼬운 상황은 아닐것이다.
이렇듯 우연찮게 솝 족은 나의 내면을 보게 되기도 한다.
목차는 여러 항목으로 분류되어 있다.
그 항목은 여러가지이지만 서술되는 방식은 하나이다.
상단은 저자 유키 아코의 풀이가 서술되어 있고 하단에는 논어의 구절이 수록되어 있다.
공자의 논어를 현대어로 풀이한 것이 아니라 여자의 관점으로 저자 유키 아코의 해석이 수록된 에세이집이라고 하면 좋을것 같다.
저자 유키아코의 해석도 좋지만 하단에 수록된 논어 구절도 빠뜨리지 말고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불현듯 눈에 담기는 한 구절이 있어서 소개해 본다.
" 氣所 不慾 勿施 於人( 기소 불욕 불시 어인 ) "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은 남에게도 억지로 시키지 말아야 한다
이 한 구절이 육아만으로도 지치는데 집안일을 도와 주지 않는다며 신랑을 원망했던 지난 며칠을 돌아보게 하고 나만 힘들다고 투정을 부렸구나 하는 생각이 하게 했다.
서로 힘들다는걸 인정하고 어깨라도 한번 주물러 줬다면 좋았을것을 하고 후회되게 만들었다.
가볍게 읽기 편하면서도 맘에 드는 구절을 만날수 있다.
논어, 이젠 공자의 어려운 산문집으로 여기지 말고 산책로의 한적한 공원 의자에 앉아 내 맘을 읽어주는 한권의 시집으로 생각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