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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마리 여기 있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12월
평점 :
내 인생이 내 것이 아닌 것만 같을
때
자꾸만 작아지는 내 모습을 느낄
때
이러다 나라는 존재가 없어져버리는 게 아닐까 걱정될
때
우리가 만나야 할 이웃집
그녀,
'브릿마리'가 돌아왔다.
책장을 펼치며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생각이 많아지고 가슴까지 서늘해지는 추운 겨울... 따뜻한 감성을
전해 줄
지금 꼭 만나야 할 사람이 '브릿마리'였기 때문이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2/2016/12/15/21/jpower27_8925587880.JPG)
프레드릭 배크만 장편소설/이은선 옮김/ 다산책방
브릿마리 여기 있다.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모두 까칠까칠 한까칠들
하신다.
그렇지만 책장을 넘기다 보면 그들의 까칠함에 살짝 불편했던 마음은
측은함과 함께 녹아버린다.
커트러리 서랍에는 포크, 나이프, 스푼 순으로 항상 정리가 되어
있어야 하고,
정해진 시간에 식사준비를 하고 6시에는 저녁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브릿마리를
처음에는 완벽주의에 갇혀 자신을 혹사시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과탄산소다와 유리 세정제 팩신에 집착하는 그녀를 이해한다는 것이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40년 동안 동네를 벗어난 적 없고, 사회성이 결여됐다는 남편의
말에 수긍하며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살던 브릿마리가 어느날 짐을 샀다.
그녀의 세상이라 믿었던 남편의 불륜을 더이상 눈감아 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재취업 알선센터 여직원과의 무대포 약속 잡기 덕분에
보르그의 레크리에이션 센터 관리인으로 취직한 브릿마리는
모두가 떠나려는 이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좀 더 무대포적인 보르그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브릿마리는 아주 특별한
사람으로,
의도치는 않았지만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눈을 감으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린 결정을 모두 떠올 릴 수 있다.
그리고 그게 모두 남을 위한 결정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다.
보르그는 이른 아침이지만 여명은 미적대며 오지
않는다.
그녀에게 손을 들 시간을 주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결정할 시간을 주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그리고 뛰어내릴 시간을 주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p468
'브릿마리 여기 있다'는 긴 여운이 남는 책이다.
인생을 한 번 더 돌아보게 만들고 내 안에 상처를 들여다보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부모의 외면에 아이들이 받는 상처가 얼마나 큰지..
작은 관심에도 아이들이 어떻게 빛날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많이 아프고 끝까지 먹먹하다.
책 속으로 들어갈수만 있다면 브릿마리를 꼬옥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