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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를 보여주마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4월
평점 :
소설인 듯 소설아닌 현실같은 소설을 만나면
그 잔상이 오래도록 남아 먹먹한 느낌이 지워지지 않을 때가
있다.
조완선 장편소설 『코뿔소를
보여주마』 가 딱 그런 책이다.
"소설을 쓰는 동안 내내 불편하고 참담했다.
암울한 시기를 다시 끄집어낸 것은, 세상
돌아가는 꼴이 그때와 판박이 같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깍두기판 세상이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호된 학습을
치뤘다. 그런데도 진실은 여전히 가려져 있다.
진실을 은혜하려는 자들의 몸부림은 가히
결사적이다.'
-작가의 말-
사건이 일어나고 인물들을 중심으로 각자의 사연들이 빠른 속도로
흘러가기 때문에
500페이지를 언제 다 읽었나 할 정도로 몰입도가 좋았다.
어느날 공안부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가 실종되고, 일주일만에 시체로
발견된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실종... 그리고 범인이 보낸 단서를 통해
이 사건이 단순한 범죄가 아님을 인식한 수사관은
범죄심리학 교수와 함께 수사팀을 꾸려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침묵 당하는 진실이 무엇인지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보아야 한다.
한 방향만 보면 진실을 알 수 없다.
누군가에게 밝혀야 할 진실이 누군가에게는 덮고
조작해야할 사실일 뿐이다."
20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은 복수 앞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뭍혀진 진실이 수면 위로 떠오를 때의 분노와 답답함을 어디에
터트려야 할까?
"코뿔소는 태어나자마자 뿔이 자라기
시작한다.
코뿔소의 뿔은 죽기 전까지 자라는 걸 멈추지
않는다.
싸우다가 부러져도 다시 돋아나 평생을
자란다.
코뿔소 새끼는 어미의 뿔을 보고 가야 할 곳을
찾는다.
코뿔소는 새끼든 어미든 뿔이 가리키는 방향으로만
간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야 책 제목이 이해가 되었다.
뿔이 가리키는 곳으로 그저 뚜벅뚜벅 걸어가야 하는 코뿔소가
현실에서는 더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무거운 마음으로 이 먹먹함을
달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