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바다
김재희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한국형 서정스릴러의 새로운 탄생!

김재희 장편소설 봄날의 바다


하루 아침에 살인자의 누나가 되어버린 여자가 있다.

믿어지지 않는 현실 앞에서 주인공 희영은 긴 머리카락 속에 자신을 감추고

죽은 듯이 삶을 이어간다.


무거운 삶의 무게가 잔잔하게 내뱉듯이 이어져서

물없는 고구마를 삼키는 기분이었다.


 


2004년 어느 봄날,  제주도 애월 읍내 은행원 김수향이

새별 오름 근처에서 성추행 당한 것처럼 하의가 벗겨져서 발견된다.

유력한 살인용의자로 지목된 열일곱 살 준수는 구치소에 수감되고,

희영에게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 목을 매 자살한다.

피해자와 피의자가 모두 죽어버린 상황에서 재판 없이 사간은 미제로 남는다


그리고 10년 후 희영은 제주도 애월에서

10년 전 사건과 동일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제주로 향하게 된다.


우연찮게 사건의 중심에 서버린 그녀...

그녀가 알지 못했던 엄마 김순자와 준수에 대한 무서운 진실...


동생의 무죄를 증명하고 싶은 누나의 처절한 마음이

사건의 진실에 가까워지며 두 사건의 범인이 드러나게 됩니다.


"가해자 가족도 피해자 가족도 피해자 가족 못지않게 10년의 세월을 고통 속에서

살았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과거를 숨기기 위해 밤마다 인터넷에서

사진과 약성 글들이 유포된 것을 신고하였고, 피해자 가족들에게 미안한 심정으로

찢기는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세상에 얼굴을 내밀지 못하였고, 찾아오는 취재진들을

밖에 세워두고 집에 없는 척 죽은 듯이 살았습니다.

담벼락에 '살인자의 집'이라고 적힌 낙서는 아직도 잊지 못하고 꿈에 나타납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가족 사진에 '살인자의 가족'이라고 적힌 게시글도 잊지 못합니다.

저희가 어떤 고통을 당하여도 피해자 가족들에게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이걸로 투정을 부릴 수도 없다는 것도 너무나 잘 압니다.

하지만, 지금 고미연 양을 그렇게 안타깝게 가게 한 분 반드시 자수하시기를 권합니다.

길어질수록 가족들 너무도 힘듭니다. 그리고, 범죄를 저지르려고 마음먹고 계신 분도

강하게 말립니다. 저같은 가족이 생겨납니다. 밤마다 잠이 들면 악몽에 깨어나고,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도 억지로 떠나보내야 하고 직장에서 길거리에서

누가 나를 알아볼까 평생을 두려워하게 됩니다.

그래서 나왔습니다. 알려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범죄에 희생되는 사람들, 그리고 범죄자의 가족들 모두 고통 속에서 평생 삽니다.

지금이라도 마음을 고쳐주세요.

저 같은 사람이 다시 나와서는 안 됩니다."


-본문 중에서 -


죽음보다 무서운 삶의 고통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우발적인 범죄이든 계획적인 범죄이든..

그로 인해 가족들이 짊어져야 할 고통의 무게는 상상 그 이상일 것이다.

어떤 스릴러보다도 무서운 이야기임에도 안타깝고 답답한 기분만 들었다.


하나의 무게를 더 얹어버린 희영은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구박하는 엄마도 없고, 보살펴야 할 동생도 없고,

믿고 의지할 친구도 없는 그녀..


희영에게 잘못이 있다면 무엇일까?

이제는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 수 없는 그녀의 인생이

너무나 가엾어서 책을 덮어버리기가 미안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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