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제21회 전격 소설대상 수상작
기타가와 에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놀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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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에 <미생>, <송곳>이 있다면

소설에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가 있다!

제21회 전격소설대상 수상작

직장인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 속에 일본에서 35만 부 판매된 베스트셀러


 


제목을 보고 순간 움찔했다.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요즘 힘들어하는 남편의 뒷모습이 떠오르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침일찍 나가서 저녁이 되면 어깨를 늘어뜨리고 지친모습으로 돌아와서는

밥 먹을 힘도 없다며 바로 쓰려져 잠들어버리는 안쓰러운 모습들이 한순간 스쳐지나갔다.

만약, 남편이 갑자기 저렇게 말을 한다면..

난 어떤 반응을 보여야할까 하는 무거운 잡념과 함께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복잡한 마음과는 다르게 책장은 빠르게 넘어갔다.

분명 무거운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많지 않은 등장인물로 인해..

주인공 아오야마의 감정선만 따라가다보니 몰입하기가 훨씬 쉬웠다.



집에 있을 때의 체감 시간은 눈 깜빡할 사이.

회사에 있을 때의 시간은 그렇게나 길게 느껴지는데.

상대성이론 책이라도 읽어 볼까 싶지만, 그럴 여유가 당연히 없다.

그렇게 퇴근 이후 마음이 해방되는 시간은 잠드는 순간에 끝나 버린다.

몸은 자고 싶은데 뇌가 수면을 거부하는 것 같은 감각에 빠져든다.


금요일 저녁만 되면 활짝 피는 남편의 얼굴과

일요일 오후만 되면 돌변하는 남편의 모습이 아오야마와 오버랩되면서

마음 깊이 남편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사실 안다고 하면서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월요일 아침에는 죽고 싶어진다.

화요일 아침에는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수요일 아침에는 가장 고되다.

목요일 아침에는 조금 편해진다.

금요일 아침에는 조금 기쁘다.

토요일 아침에는 가장 행복하다.

일요일 아침에는 조금 행복하다.

그러나 내일을 생각하면 되레 우울해진다.

이하 반복.


아오야마 다카시의 일주일의 노래..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노래로 불려지지 않을까 싶은데..

참 찡하다!!


 


9월 26일 월요일에 시작한 아오야마의 불행한 회사생활 이야기는

11월 21일 월요일 사표를 내면서 끝이난다.


아오야마는 조금은 어려운 학창 시절을 보내고 악착같이 공부해서 괜찮은 대학에 입학했다.

원하는 회사는 아니지만 큰 꿈을 안고 입사한지 6개월만에..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잠들어 버리면 오늘이 끝난다.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내일이다.

잠들고 싶지 않다. 자지 않으면 내일은 오지 않는다.

어차피 집에 돌아가도 자지 않을 거라면 차라리 여기서 자 버릴까....

.

.

.

이대로, 이토록 마음 편한 상태로 정신을 잃으면 승강장에 떨어질까.


그러면 내일 회사에 가지 않아도 되려나.


아오야마의 감정선을 따라가다보면 순간 움찔할 정도로 놀라게 되는 장면들을 마주하게 된다.

얼마나 힘이들고 외로우면 이런 감정까지 가게 될까?


아오야마를 한순간 나타나 구해낸 야마모토..

처음부터 끝까지 신비스러울 것 같은 인물이지만 그 역시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었다.


아오야마와 야마모토..

결국은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구원이 되어 준 것 같다.


"내 인생은 댁을 위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딴 회사를 위해 있는 것도 아니야.

내 인생은 나와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있는 거라고!"


"간단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간단하면 안 되죠.

저는 이 회사를 너무 간단히 골랐어요. 시간이 걸리는 게 무서웠고,

날 받아 주는 회사라면 어디든 좋았어요.

하지만 직장을 그런 마음으로 결정하면 안 되는 것이었어요.

다음에는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찾을 거예요.

시간이 걸려도 괜찮아요."


시간이 걸려도 괜찮은 정말 하고 싶은 일!!

그런 일을 한다면.. 정말 행복 할 수 있을까?


2년 뒤의 아오야마는 분명 행복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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