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우주 - 우연이라 하기엔 운명에 가까운 이야기, 2018년 뉴베리 대상 수상작
에린 엔트라다 켈리 지음, 이원경 옮김 / 밝은미래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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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뉴베리 대상 수상작

 

<안녕, 우주>



<안녕, 우주>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묘하게 평범한듯 평범하지 않아요.
소심하고 생각이 많은 버질 살리나스, 영리하고 고집이 센 발렌시아 소머싯,
앞날을 내다보는 점성술사 카오리 타나카, 동네에서 가장 못된 골목대장 쳇 블런스,

중학교에 올라가는 네 명의 아이들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되는 끔찍한 일을 행하고, 당하고, 해결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결코 우연스럽지 않아요.


 

 


 

300페이지에 달하는 소설이지만
띄엄띄엄 읽기엔 스토리 전개가 너무나 흥미롭기 때문에
책을 잡았다면 손에서 놓기가 쉽지않아요.
사실, 쳇 블런스의 마지막이 어떤 모습일지 너무나 궁금했기 때문이라는데...
아이는 생각보다 만족스럽지 못했나봐요.
좀 더 혼이 났어야 하지 않냐며~~
그건 엄마 생각도 마찬가지라고 함께 흥분해줬어요.



버질도, 발렌시아도, 쳇 불런스도 같은 고민을 가진 아이들이 아니었나 싶어요.
친구의 존재가 가장 빛나고 필요할때가 십 대 시절일텐데,
이 아이들에겐 매일 함께 웃고 떠들고, 비밀을 공유할 친구가 없었어요.
기니피그, 강아지, 농구공이 이 아이들의 가장 친한 친구라면 친구였을 정도로
외로운 아이들이었지요.
그런 아이들에게 숲에서 벌어진 특별한 하루는
서로를 연결해주는 인연의 고리가 되었고 서로에게 친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줍니다.



물론 쳇 블런스는 반성과 사과가 뒤따라야겠지만,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알고는 있는건지...
이 아이를 어찌해야 하는건지.. 끝까지 맘이 좋지 않았어요.

쳇 블런스의 분노를 일으키는 만행들은 모두 아빠의 모습과 말에서 나왔다는게 소름끼치도록 끔찍했어요.

'쳇의 아빠는 똑똑한 사람이라면 모든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
그래야 존경 받는다고 했다. 남들보다 많이 배워서 무식한 사람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존경을 얻는 길은 두 가지라고 했다. 공포 아니면 감탄, 때로는 둘 다이기도 하다.
안그러면 먹이사슬의 맨아래 있는 약자일 뿐이고, 언제든 강자의 발에 짓밟힐 거라고 했다.'

'뭔가를 뛰어나게 잘하지 못하면 별 볼 일 없는 인간이야.
쳇의 아빠가 자주 하는 말이다.'

쳇 아빠의 무례함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부모의 영향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고 생각했어요.
사실, 이런 아빠 밑에서 자라는 쳇이 가여웠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아요.



버질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한 버질의 필리핀 할머니나
앞날을 내다보는 점성술사 일본인 친구 카오리의 설정이 왠지 동양의 신비로움과 맞물려
아이들이 겪는 모험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책의 소제목들을 보면 '발렌시아'가 가장 많이 등장합니다.
내면의 성장을 거둔 '버질'이 주인공인 듯 하지만 '발렌시아'가 진정한 주인공이지 않을까 싶어요.
들리지 않는 귀로 인해 친구도 잃고, 마음같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지만,
결국은 진정한 용기와 영리함으로 친구도 찾고, 정체성도 찾아가는 듯 하기 때문이지요.

<안녕, 우주>는 엄마가 읽기에도 참 좋은 책이었어요.
상 받은 책이라고 무턱대고 칭찬하진 않아요.
좋은 어른, 좋은 친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스토리라 엄청 칭찬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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