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타운 베어타운 3부작 1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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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을 우리 손으로 지키지 못했어.'

프레드릭 배크만의 신작을 읽으며 이런 감정을 갖게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까칠하지만 귀여운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존재하지 않는 베어타운,
이 곳에서 펼쳐지는 믿지못할 인간군상들을 만나고는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순간까지 분노로 숨조차 쉬기 힘들었다.
이렇게 답답할 수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와 별반 다를바 없는 베어타운..
무엇이 그리 가슴을 답답하게 했을까?
피해자와 가해자, 니편과 내편, 선과 악...
제 3자의 눈에 뚜렷이 보이는 피해자와 가해자지만
이해관계가 뒤섞이는 순간 니편과 내편이 되고, 결국엔 힘센 자가 선이 되는 사태를 만든다.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드는 사람들...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전개속에서도 끝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선은 살아있고, 숨은 내편이 존재한다는 희망적인 사실이다.

 

 

/ 숲속에 운동경기를 좋아하는 어떤 마을이 있다.
침대에 앉아서 단짝 친구를 위해 기타를 치는 어떤 소녀가 있다.
경찰서에 앉아서 겁에 질린 표정을 짓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어떤 청년이 있다.
수도의 아이스링크 관중석에서는 성인 남녀가 알아서 그들을 베어타운의 곰이라고 외치고 있다.
어떤 남동생은 전화기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벤치에 앉아서,
무슨 일인지 밝혀지면 친구들이 자기 누나를 놓고 인터넷에서 뭐라고 지껄일지 확인하려고 기다리고 있다.
어떤 로펌에서는 돈 많은 의뢰인의 전화를 받고, 다른 로펌에서는 어떤 어머니가 전쟁을 선포한다.
소녀는 단짝 친구가 잠이 들 때까지 기타를 튕기고,
어떤 아버지는 문 앞에 서서 두 아이는 견뎌낼 거라고 생각한다.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두려워진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은 모든게 아무 문제 없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테니 말이다. /

베어타운
500쪽이 넘는 장편소설이고 마을전체가 배경이라 등장인물이 참 많다.
책 속으로 들어가 15살 소녀를 보호해주고픈 마음이 강렬해서인지
인물 하나하나를 유심히 관찰하며 읽게 되는 마력을 가진 책이라 등장인물들에 빠르게 적응되었다.
재미로만 읽기엔 좀 무거운 책이다.
하지만 누구든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네 아이가 열다섯 살이 되거든 나를 찾아와줘.
그때는 생각이 달라졌을지도 모르지."

그 상황이 되지 않으면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단지, 짐작하고 이해하는척 할 뿐이다.
내 아이가, 내 부모가, 내 친구가......내가... 만약 이 상황에 놓여진다면,
과연 골프채나 총을 들지 않고 버텨낼 수 있을지....
그 답은 누구나 알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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