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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현의 대한민국 컬러링북 - 컬러링으로 떠나는 한국의 사계절 여행
박시현 지음 / 이덴슬리벨 / 2026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시현의 대한민국 컬러링북』은 단순히 그림에 색을 칠하는 컬러링북이라고 생각하고 펼쳤다가, 우리나라의 사계절과 전통문화, 그리고 평범한 일상의 풍경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흐름을 따라 설날과 정월대보름, 입춘과 삼일절, 단오, 추석, 광복절, 김장, 동지 등 우리가 한 해 동안 만나게 되는 다양한 풍경이 그림으로 담겨 있습니다. 세배를 하고 떡국을 먹는 모습, 윷놀이와 연날리기, 부럼을 깨물고 오곡밥을 먹는 모습부터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그네를 뛰는 단오의 풍경, 가족이 모여 송편을 빚고 강강술래를 하는 모습까지 익숙하면서도 반가운 장면들이 이어집니다.
특히 좋았던 점은 전통문화만 따로 떼어내 설명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전통적인 명절과 세시풍속 사이에 벚꽃이 피는 봄날의 풍경, 여름날 수박을 먹는 모습, 가을 들판과 낙엽, 겨울의 눈 풍경처럼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일상의 모습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책장을 넘기다 보면 옛날의 우리와 지금의 우리가 계절이라는 흐름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프롤로그에 나오는 “사계절이 아름다운 나라, 대한민국”이라는 문장도 이 책의 분위기를 잘 보여줍니다. 봄부터 겨울까지 한 해를 따라가다 보면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뿐 아니라 그 계절에 맞춰 살아온 사람들의 생활 모습도 함께 보입니다.
식목일 페이지의 “작은 나무 한 그루를 심으며 자연의 소중함을 되새겨요.”라는 문장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주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 작은 행동 하나를 통해 자연을 생각하게 하는 방식이라 컬러링북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립니다.
가을의 광복절 페이지에서는 “나라를 되찾은 그날의 기쁨을 다시 한번 떠올려요.”라는 문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컬러링북에서 역사적인 의미가 담긴 장면을 함께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예쁜 그림을 색칠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기억해야 할 날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겨울의 김장 장면에 있는 “온 가족이 함께 모여 김치를 담그며 겨울을 준비해요.”라는 문장도 기억에 남습니다. 김장을 단순히 김치를 만드는 일로 표현하기보다 가족이 함께 겨울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 더욱 정겹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 만나는 “달력의 마지막 장을 넘기며 한 해를 돌아보아요.”라는 문장에서는 책 전체의 흐름이 한 번 더 느껴집니다. 봄부터 시작해 여름과 가을을 지나 겨울까지 왔으니, 정말 한 해를 한 바퀴 돌아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컬러링북이라는 형식도 이 책과 잘 어울립니다. 정해진 색을 그대로 따라 할 필요 없이 내가 기억하는 계절의 색을 골라 그림을 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그림이라도 어떤 색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또 아이와 함께 보기에도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월대보름 그림을 보며 부럼이나 오곡밥 이야기를 해볼 수도 있고, 단오 그림을 보며 창포물과 그네뛰기를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추석에는 송편과 강강술래, 겨울에는 김장과 동지 팥죽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이름은 들어봤지만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세시풍속도 많을 텐데, 이런 그림을 계기로 “이건 왜 했을까?”, “우리도 해본 적이 있을까?” 하고 이야기를 시작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책을 보면서 좋았던 것은 아주 특별한 풍경보다 익숙한 장면들이었습니다. 명절에 가족이 모이는 모습, 여름에 수박을 먹는 모습, 가을 들판의 허수아비, 겨울에 함께 김장을 하는 모습처럼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던 장면들이 그림으로 다시 보이니 새삼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시현의 대한민국 컬러링북』은 색칠을 하면서 잠시 쉬어가는 책이면서, 동시에 우리가 살아온 계절과 문화를 천천히 돌아보게 하는 책입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혼자 색칠해도 좋고, 아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명절과 전통문화를 이야기하며 한 장씩 채워가도 좋겠습니다.
색연필을 들고 한 장을 완성하는 즐거움뿐 아니라, 그림 속에 담긴 계절과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재미가 있는 컬러링북이었습니다. 익숙해서 지나쳤던 우리의 사계절을 조금 천천히 바라보고 싶은 분께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