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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두 시, 소제동, 딸기 향 ㅣ 문학동네 청소년 82
정재은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우주, 로봇, AI가 등장하는 SF 소설이지만 『오후 두 시, 소제동, 딸기 향』에서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거대한 미래의 모습보다 서로 다른 존재가 마음을 나누는 순간들이었다.
구식 로봇의 손에서 느껴지는 온기, 멀리 떠난 존재와의 약속, 우주에 갈 수 없는 아이가 발견한 자신의 반려 별, 처음 가 보는 행성에서 마주한 나비, 서로 다른 소리를 듣는 존재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 그리고 오후 두 시에 오는 딸기 트럭을 기다리는 마음까지. 여섯 편의 이야기가 각기 다른 모습으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특히 모든 것을 효율과 기능으로 판단하기 쉬운 미래에서도 쓸모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존재들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해도 곁에 있어 주고, 알 수 없어도 기다려 보고, 할 수 없는 일이 있어도 다른 가능성을 찾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SF를 좋아하는 청소년뿐 아니라 관계와 소통, 다름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은 독자에게도 잘 어울리는 책이다. 읽고 나면 제목 속 ‘오후 두 시’와 ‘딸기 향’처럼 아주 작고 구체적인 장면 하나가 오래 마음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