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안식월 일기
권남희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안식월 일기』는 10년 동안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도쿄 한 달 살기’를 실제로 떠난 권남희 작가의 기록이다.
도쿄 한 달 살기라고 하면 여유롭고 낭만적인 시간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책의 여행은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이다. 공항에서부터 일이 꼬이고, 길을 헤매고, 짐 때문에 고생하고, 혼자 밥을 먹으며 외로워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좌충우돌이 오히려 이 책을 더 재미있게 만든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여행을 단순히 ‘잘 쉬고 돌아온 한 달’로 그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머니의 죽음을 겪고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된 시간, 오랫동안 미뤄두었던 일을 결국 시작한 용기, 낯선 사람과 공간을 만나며 자신의 편견을 돌아보는 순간들이 도쿄의 한 달 안에 함께 담겨 있다.
특히 “하고 싶은 일은 미루지 않고, 지금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떠났다는 이야기가 오래 남았다. 완벽하게 준비된 다음에 떠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부족하고 서툴더라도 일단 시작해보는 것. 책을 읽다 보니 나에게도 오래 미뤄둔 ‘언젠가’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됐다.
웃으며 읽다가 어느 순간 삶을 생각하게 만드는 에세이였다. 잘 살아내기 위해서는 가끔 익숙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는 시간도 필요한 것 같다.
『안식월 일기』는 여행을 떠나고 싶은 사람에게도, 마음속에 미뤄둔 일이 있는 사람에게도 조용히 등을 밀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