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으로 가는 길
정형남 지음 / 애플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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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새벽으로 가는 길』은 눈 덮인 섬의 한적한 공간에서 시작된 만남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상처, 그리고 다시 살아갈 힘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처음에는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우연히 만나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그 만남은 동행이 되고, 대화와 식사를 나누는 시간 속에서 각자가 품고 있던 상처가 조금씩 드러난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 소설이 삶의 회복을 거창하게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말하지 못했던 마음을 조금씩 꺼내놓는 것. 어쩌면 그런 평범한 관계가 사람을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인지도 모르겠다.

“정상은 끝이 아니다”라는 문장처럼 삶에서 어떤 지점에 도착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다시 돌아가야 할 때도 있고, 원점에서 새로운 방향으로 출발해야 할 때도 있다. 사람마다 삶의 속도가 다르다는 사실도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새벽으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 역시 오래 남았다. 새벽은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어둠이 조금씩 걷히면서 서서히 밝아지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상처를 완전히 지우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안고도 다시 걸어갈 수 있게 되는 과정이 이 소설에서 말하는 ‘새벽’처럼 느껴졌다.

조용하지만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사람과의 만남이 때로는 한 사람의 삶을 다시 움직이게 할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새벽에 도착하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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