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센스 - 컬리, ‘좋은 것’에 대한 기준이 전략이 되는 사람들
(주)컬리 지음 / 세미콜론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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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컬리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샛별배송이다.

그런데 『굿 센스』를 읽고 나니 배송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은 것이 있었다. 컬리가 ‘좋은 것’을 얼마나 집요하게 고민해왔는가였다.
18쪽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한번 믿어보자. 그리고 실행에 옮겨보자.”
컬리의 시작을 보면서 이 문장이 꽤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창한 사업 아이디어보다 먼저 있었던 건 자신이 직접 겪은 불편이었고, 그 문제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직접 해결해보려 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22쪽의
“나에게 절실한 문제라면, 해결될 때까지 멈출 수 없으니까요.”
라는 문장도 오래 남았다.
생각해보면 내가 정말 필요하다고 느끼는 문제와 남들이 좋다고 하는 문제는 확실히 다르다. 전자는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
컬리가 재미있었던 건 그다음이었다.
33쪽에서는 좋은 것을 하나의 정답으로 두지 않는다.
“어제까지 저것이 가장 좋았는데, 오늘은 이것이 가장 좋으면 이쪽으로 갈 수 있는 것.”
이 문장을 읽으면서 ‘좋은 것을 고른다’는 게 처음부터 정답을 알고 있다는 뜻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좋은 것이 보이면 바꿀 수 있는 것. 그러면서도 아무 기준 없이 흔들리는 건 아닌 것.
상품위원회에서 상품 하나를 두고 꼼꼼하게 따져보고, 잘 팔리지 않는 상품도 왜 그런지 다시 들여다보는 이야기가 그래서 흥미로웠다.
감각도 반복해서 연습하면 조직의 습관이 될 수 있구나.
41쪽의 문장에서는 ‘좋은 것’의 범위가 상품을 넘어선다.
“인생이 소중한 거고, 그래서 적극적으로 인생을 좋은 것으로 채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좋은 음식을 먹는 것에서 시작했지만 결국은 무엇을 먹고, 어떤 시간을 보내고,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품질을 위해 비용을 감수하고, 문제가 생기면 판매를 중단하고, 고객의 불편을 그냥 넘기지 않는 컬리의 선택도 조금 다르게 보였다.
65쪽의
“저는 자존감은 있되, 자존심은 없는 사람을 높게 평가해요.”
라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 믿음 때문에 생각을 바꾸지 못하는 것도 문제일 것이다.
고집과 원칙은 비슷해 보여도 다르니까.
후반부의 AI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198쪽에서는 AI를 단순한 시스템이 아니라 습관의 문제로 바라보고, 234쪽에서는 지속 가능성을 내년에도 계속할 수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241쪽의 진정성에 대한 내용까지 읽고 나니 앞에서 봤던 컬리의 여러 선택들이 다시 생각났다.
결국 말보다 어려운 건 선택하는 순간에 기준을 지키는 일일 테니까.
책을 덮고 나서는 컬리보다 내 이야기를 더 생각하게 됐다.
나는 무엇을 좋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을까.
그리고 그 기준을 실제로 지키고 있을까.
사실 기준이라는 건 세우는 것보다 지키는 게 훨씬 어렵다. 더 빠르고 편한 방법이 보이면 흔들리기도 한다.
그래서 『굿 센스』에서 말하는 ‘굿 센스’가 단순히 상품을 잘 고르는 감각으로만 읽히지는 않았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의 순간에도 얼마나 지킬 수 있는가.
책을 읽고 나서 오히려 이 질문이 오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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