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품에 안길 너를 기다리며 아가 마중
고정희 외 지음, 김기창 외 그림 / 한울림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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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처음에는 그림책이라고 생각했다.
제목도 그렇고 뱃속 아기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라고 해서 따뜻한 그림책을 떠올렸는데, 막상 책을 펼쳐보니 조금 달랐다.
읽으면서 계속 든 생각은 ‘이 책은 그림책보다는 도록에 가깝구나’였다.
피천득, 이해인, 정채봉, 고정희 같은 작가들의 글이 실려 있고, 이중섭, 김환기, 박수근, 장욱진 같은 화가들의 작품도 함께 들어 있다. 동시와 동화, 수필, 동요까지 한 권 안에서 만난다.
그래서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읽는 것보다 마음에 드는 곳에서 잠시 멈춰보게 된다.
나도 책을 읽다가 몇 번이나 그림을 다시 봤다.
이해인의 〈별을 보며〉에 나온
“얼굴은 작게 보여도 마음은 크고 넉넉한 별…”
이라는 문장이 좋았다.
아이에게 별처럼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더 생각하게 된 건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보다 어떤 세상을 보여줄 것인가였다.
꽃이 피는 것, 비가 오는 것, 계절이 바뀌는 것.
사람을 만나고 때로는 상처를 받고, 다시 살아가는 것.
아이에게 세상이 늘 아름답기만 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여러 모습을 함께 보여준다.
선안나의 〈그림 속의 문〉을 읽으면서는 아이의 상상력을 바라보는 어른의 시선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너에겐 이 세상 전체가 무한한 가능성을 향해 열린 문이었고…”
아이에게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곳에도 문이 있을 수 있다.

어쩌면 아이의 생각을 고쳐주는 것보다 한 번 더 물어보고 들어주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고정희의
“우리들의 아기는 살아 있는 기도라네.”
라는 문장을 읽었다.

이 문장이 책 전체를 다시 돌아보게 했다.
아기가 부모가 원하는 모습으로 자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빛을 가지고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
결국 이 책이 하고 싶은 이야기도 그런 것이 아닐까 싶었다.
『아가 마중』은 아기를 기다리는 부모에게 읽어주기 좋은 태담집이지만, 그것만으로 설명하기에는 조금 아쉽다.
좋은 글이 있고 좋은 그림이 있고, 익숙한 동요도 있다.
무엇보다 한 권의 책 안에서 우리 문학과 미술을 함께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그림책이라기보다 작은 도록을 한 권 펼쳐본 기분이 더 강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마음에 드는 페이지를 펼쳐 그림을 보고, 글을 읽고, 다시 덮어도 된다.
아기를 기다리는 시간에 이런 책 한 권을 곁에 두는 것도 꽤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덮고 나서도 몇 장의 그림과 몇 문장이 계속 생각났다.

아마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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