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신학 - 하나님 나라를 꿈꾸는 연인들을 위한 지침서
권율 지음 / 샘솟는기쁨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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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신학’. 이름만 들어도 흥미가 일어나는 책입니다. 특별히 표지가 참 어여쁜데요. 표지를 선택할 때 제게도 투표할 기회를 주셨다는 건 비밀 아닌 비밀입니다. 저는 권율 목사님이 쓰신 책을 대부분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신뢰하기 때문이겠지요. 이번 책도 나오자마자 샀는데 사역을 핑계로 이제서야 읽었네요. 그런데 진작에 읽을 걸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릅니다. 하루만에 다 읽을 정도로 정말 매력적인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보통 책들은 뒤로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지고 전반부에 비해 지루하기 마련인데 이 책은 뒤로 갈수록 화장실 가기를 고민할 만큼 재밌었습니다. 추석 연휴 같이 시간이 충분히 주어진 때에 읽기 참 좋은 책인 듯합니다. 


그리스도인의 건강한 연애를 위한 지침서를 읽는다 생각했는데 ‘하나님 나라’와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을 교리적으로 정리한 신앙 서적을 읽은 기분입니다. 그만큼 성경적 근거가 풍성하다는 의미입니다. 혹자는 연애 저서라 해놓고 성경 이야기가 너무 많다며 따분해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중간중간 들어있는 표와 그림, 목사님의 연애 실패담과 현재 노력하고 있는 부분 등 체험적 얘기를 읽다 보면 그런 생각이 단숨에 사라집니다. 


책을 읽을 때면 인상적인 페이지의 귀퉁이를 접는 습관이 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모서리를 보니 귀퉁이가 어쩜 이리 많이 접혀 있을까요. 아마도 지금 하고 있는 사역과 관련해서(현재 SFC 간사로 활동 중) 운동원들에게 해 줄 말을 고민하다 보니 그랬던 거 같습니다. 운동원들이 제게 고민이 있다며 찾아 올때면 어김 없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연애 이야기만 아니면 돼!” 학창 시절 저도 참 연애를 못 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 줄 입장이 못된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조언을 해 줄 수 있을까가 늘상의 고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입장이 많이 정리된 듯합니다. 귀한 책입니다. 


그리고 또 좋은 점이 있다면 챕터 마다 있는 ‘나눔과 적용을 위한 질문’입니다. 간사는 책 모임을 이끄는 때가 은근히 많습니다. 그 때 마다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질문을 만들어야 운동원들이 자기를 돌아보며 더 풍성하게 책을 곱씹어 볼 수 있을까?’ 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고민이 필요가 없달까요. 책 안에서 그대로 답을 찾아 적으면 되는 뻔한 질문이 아니라 참 좋았습니다. 복음과 관련하여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도록 신선하게 작성해 둔 목사님의 질문지에서 독자를 위한 마음을 느꼈네요. 


끝으로 이 책은 결혼한 이들에게도 유익한 책입니다. 목사님은 책에서 “사역적인 역량은 갈수록 향상되는 것 같아도, 정작 결혼생활의 궁극적인 지향점을 놓치고 살 때가 많습니다.”라는 말을 하십니다. 이 말이 왜이리 공감 될까요. 행복한 결혼 생활을 누리는 중이지만 우리가 ‘같은 방향’을 보고 있을까를 짚어 보는 시간이 이전에 비해 많이 준 듯합니다. 하나님 나라와 그 안에 약속된 모든 복들을 같이 바라보며 건강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길 다시금 노력할 마음을 재정비 해야겠습니다. 배우자를 사랑하고 있는 상태가 곧 하나님을 사랑하는 현재 상태임을 기억하며 말입니다. 혹시나 책 구매를 망설이는 분 있다면 고민을 멈추고 바로 구입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연애 희망자들의 책모임 책으로도 탁월합니다! 권율 목사님 좋은 책 내 주셔서 이번에도 고맙습니다!

내가 배우자를 사랑하고 있는 그 상태가 곧 하나님을 사랑하는 현재 상태입니다.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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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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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은 독자의 시간을 사는 책이다. 이 책이 그랬다. 할 일을 제쳐두고 당장의 시간을 쏟아 붓게 만든 책이다. 상수와 경애 그리고 이들의 곁에 있는 양어머니, 김유정, E, 일영 등 적당히 어디서나 볼 법한 성격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제목에 마음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기에 더욱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싶었는데 그 덕에 더욱 애처로웠다. 남녀 간의 감정으로써 사랑이 아니라 삶의 터에서 있어야 하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심도있게 고민 해 봤다. 평범하지만 서로 다른 개인이 만나는 것이기에 티격태격, 이들이 공통선을 만들어 가는 것, 속은 너무 여린 새순 같은데 사회의 차가움이란 어떤 몫이 한 인물의 겉을 더욱 딱딱하고 날카롭게 만드는..

삭막한 사무실에 덩그러니 놓인 노란색 프리지아와 같은 마음, 누구를 인정하기 위해 자신을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마음, 순수하나 융통성이 없는 마음 등 여러 마음을 읽으려고 애 썼다. 인물들의 애잔한 상황을 작가는 진중하게 표현하며 함께 아프도록 만들었으며 틈틈이 -’이라는 웃음 또한 자아내게 했다. 좋은 책이라 또 한 번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어쩜 이렇게까지 상황을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독서하는 내내 들었다는 점이다. 책 한 권에 녹여 있는 작가의 마음이 굉장히 깊숙하다. 여태 읽은 소설책들과는 다르게 등장인물이 아니라 작가에 집중하여 읽은 책이다. 모르겠다. 책이 그렇다. 그래서 정말 좋았다.

 

책을 덮으며 이 사회는 참 많은 일이 일어났고 일어나고 일어날 것이다는 생각과 함께 모두가 하루하루 고비를 넘어가고 있구나 싶었다. 기쁨을 겪는 이도 분명 많겠지만 애써 자신의 상황을, 자신의 마음을 부정하며 오히려 그렇게 계속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래서 결론은, 내 주변 이들의 과정을 위로하는 사람이고 싶다는 것. 급격히 혹은 조용하고 느리게 퍼져가는 누군가의 아픔을 그 과정에서 함께 나누는 사람이고 싶다는 것. 밤이 깊어지더라도 동일하게 아침은 밝아 옴을 기억하며 적절히 따듯이 위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여튼 그런 생각을 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이란 자기 자신을 가지런히 하는 일이라는 것, 자신을 방기하지 않는 것이 누군가를 기다려야 하는 사람의 의무라고 다짐했다. 그렇게 해서 최선을 다해 초라해지지 않는 것이라고. (p. 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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