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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평점 :
나와 비슷한 구석이 있는 와타나베에게 너무 몰입을 해버렸다.
다 읽고 난후엔 그저 조용히 박수쳐주고 싶다. 그것뿐이다. 어딜가서나 초연해질수 있는 위인이 되길.....
- 무라카미의 작품은 성에대한 묘사가 많이 나와 호불호가 갈리는데 이번 작품은 마지막장면의 성에 대한 아름다운(!) 묘사가 너무 맘에 들었다. < 노르웨이의 숲 >보다 < 상실의 시대 >란 제목이 너무나도 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레이코와 와타나베는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지만 단순한 하룻밤을 보낸것이 아닌 그이상의 의미와 감정이 있다고 생각한다.
성에 대한 묘사가 짙어지면 흔히 야설이라고 치부하는데 이 작품의 마지막을 두고서는 난 절대 동의할수 없다. 욕망을 해소하고자 하는 육체가 아닌 애틋하고 안타까움을 서로 위로해가는 치유의 행위이기 때문이다. 하룻밤으로 모든 아픔들을 씻어갈순 없겠으나 힘있게 더 살아갈 앞날을 위해 절망으로 치닫지 않으려는 두 남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이 작품의 참 모습이자 무라카미 하루키가 노린 포인트라 생각한다.
다 읽고 난후의 또 하나의 안타까움은 이것을 10년전에 읽었다면, 그리고 10년후인 지금 읽은거라면 또 어땠을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상처를 통해 인간은 진정으로 성숙할수 있을까?에서 성숙할수 있다!라고 말할수 있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