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움가트너 (애나 일러스트 리커버)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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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오스터의 마지막 책 얘기를 하려면 옛날(? 얘기를 안할 수가 없다

나도 이만오천년 전에 작가가 되기를 꿈꿨던 적이 있었다

그때가 아마 <뉴욕3부작>을 처음 읽고 난 후였던 것 같다


언제부터 내가 꽤나 책을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작가라는 직업이 너무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은

폴오스터의 책을 읽고 처음 했던 것 같다

갑작스럽게 친구랑 통화하면서 나 소설가가 되어볼까해...라는 

말도 안되는 얘기를 떠들었던 적이 있었었었지 걍 공부하기가 싫었음...

친구가 들은척도 안함 바로 딴 얘기함


근데 재밌는 책들이 수없이 있었는데 왜 그의 책을 읽고나서는 그런 생각이 들었던 걸까

쉬워보였나ㅋㅋㅋㅋㅋㅋ미친ㅋㅋㅋㅋ

그냥 이런 이야기들을 찍어내면(? 너무 행복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나부다

근데 지금 줄거리가 잘 기억이... 

그 폴오스터가 이제 새로운 얘기를 해주지 않는다니ㅜㅜ


그의 책들을 탐닉하듯이 읽던 한 때를 지나서 꽤 오랜 시간 동안

싹다 까먹고 다른 작가들에게 빠져 있었는데

몇년 전 벽돌두개 4321을 보고 다시 가슴이 뛰는걸 느껴버리고 말았음

그래, 폴오스터가 있었지...그랬었었지...


4321은 그냥 내 추억속의 작가가 남겨 놓은 벽돌들을 아그작 씹어먹는 마음으로

정말 천천히 읽었다 맞아 이런 글이었지ㅎㅎㅎ 

90먹은 노인네가 옛날얘기 하고 또하는 기분으로다가

그러고는 그가 떠나버림 에???

왜 이제 다시 좀 읽어보려고 하는데 왜이러시죠?


그 후에 마지막 작품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바움가트너>

알면서도 괜시리 서두르고 싶지는 않았다.

괜히 싹다 읽어버리지 말고 남겨두고 싶었던 그런 마음인가 암튼


상실을 이야기하는 그리 길지 않은 소설(솔직히 짧아서 쪼금 서운했음...

살면서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죽음보다 상실이라는 감정일지도 모른다

죽으면 뭐 그냥 끝이지만, 상실은 정말 견디기 힘들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의 갑자기 사라짐. 

지옥이 있다면 하룻밤 자고 일어날 떄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하나씩 사라지는 세상일거임.


살면서 나도 몇번은 경험해 봤다고 할 수 있지만

속수무책으로 당해버린 상실과 어느정도는 내가 초래한 상실들

따로 구별할 필요 없을만큼 고통의 정도는 비슷한 것 같다


소설속 바움가트너는 아내를 잃은 것에 관해 

자신이 말릴틈도 없이 벌어진 일이라는 것을 반복적으로 말한다. 자꾸만 또 말한다

그렇게 해야만 그나마 감당할 수 있는 일이니까 그런걸까 


"바움가트너는 지금도 느끼고 있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고, 지금도 살고싶어 하지만

그의 가장 깊은 부분은 죽었다." _p.66


"그래서 나는 다시 출발점으로, 답이 없는 문제로 돌아가게 된다. 

사실이라고 여겨지는 게 진실인지 진실이 아닌지 확실치 않을 때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시인이 나에게 한 이야기를 긍정하거나 부정하는 정보의 부재 속에서, 

나는 시인을 믿는 쪽을 선택한다. 

그곳에 이리가 있었건 없었건, 나는 이리를 믿는 쪽을 선택한다." _p.199


애나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비어트릭스 코언으로 연결되고 

그 연결점에 애나의 시와 문학이 있다는 것

문학에 평생을 바친 작가가 쓸수 밖에 없는 마지막 소설인 것 같다

 

누구나 상실을 맞닥뜨리게 되지만 그 때 자빠져서 흐느끼는 일 외에

이런 글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지

불현듯 나도...라는 얼토당토 않은 생각을 또 하게 되는 것이다 

그치만 자빠져서 그저 흐느끼는 일도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상실을 맞이하는 바람직한 자세는 그런것이지 뭐


** 출판사가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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