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다 ㅣ 하다 앤솔러지 4
김엄지 외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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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폰속에만 보던 아름답게 희붐한듯 이 내손에 들어옴

슴슴하고 아련하게 쑥 빨려들어가기


왜 귀에는 뚜껑이 없는걸까

눈은 감을 수있고 입은 다물 수 있는데

듣는 귀는 무방비상태이다

내가 듣고 싶은 것만 들을 수가 없으니 이거 참 대체 왜 이런건지...

그래서 에어팟이 신체일부인것 마냥 항상 꼽혀있다만은

(그치만 그러지 마세요....이비인후과에서 끔찍한 걸 볼 수 있어요...저도 알고싶지 않았어요.

서평에서 TMI하지 마세요...


근데 아마 귀도 닫을 수 있다면

세상 사람들이 귀를 얼마나 열어둘까?

나만 하더라도 음...대부분 닫고 있다가 정말 내가 할말 있을 때만 열고 있지 않을까한다

이 생각을 한참 하던 중이라 친구한테 말했더니 T인친구가 대답함

"야, 그럼 다 디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듣는 행위는 별 노력없이 가능한 것 만 같다가도

듣는 일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새삼 느낄 때도 많다

그냥 들려오는 것들과 어떤 이의 말을 들어주는 일, 듣고나서 적절한 반응과 행위로 이어지는 일,

이 모든 것들이 듣다에 포함되는 것이지만 매우 다른 성격의 일들이다


<사송>은 들려오는 것에 관한 이야기이다 

들려오지만 반응하지 않고 자연의 소리가 들려오는대로 그저 내버려둔다 

가장 아름다운 바람소리처럼 그저 흐르듯이 읽어가는 문장들이 들려온다 

 

대화의 상대와 공감, 같은 감정선이 흐르고 있다는 착각은 어쩌면 상대방이 

<하루치의 말>의 현서와 같은 인물이

나를 위해 얼마나 힘겹게 들어주고 참아주고 있느냐고 인한 것일지 모른다

그것에 관한 진실이 무엇이든간에 그 순간의 기쁨을 누려보고 싶은 것은

누구나 갖고 있는 인간의 이기심일듯

들어주는 일의 힘듦이 해소될 수 있는 것은 고립을 통해서만 가능할 수도 있지만,

고립 이후에 들려오는 이야기 또한 반가울 게 뻔하다

그래서 듣고싶은지 아닌지 알 도리가 없다


<나의 살던 고향은>

고향 한서를 떠나 살던 영지, 그곳을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 없었던 정은

말하지 않아도 자신이 누구인지, 이름이 무엇인지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시골 고향

영지는 한서를 지긋지긋해 하면서도 어쩌면 이곳에 와서 산다면

집한칸 차지하고 아이를 키우는 일조차 버겁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이와 비슷한 연유로 떠나기를 갈망하면서도 산을 태워버리는 극단적인 사건이 아니라면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이도 있다

숲속의 나무들이 두런거리는 소리, 또렷하게 이름을 부르는 버섯의 소리를 듣게 되면

그곳을 떠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다.

마음 속 깊은 곳에 차지하고 있는 고향의 소리는 지긋지긋하지만 차마 가볍게 뿌리칠 수 없는 것


귀지를 빼면 더 잘들리는구나... 지금도 필요없는 것들까지 너무 잘들려서 귀지를 좀 채워야...

<폭음이 들려오면>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핸폰에서 귀지빼는 영상을 검색하고 있음

더러워서 금방 껐음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다고 생각하지만, 모두들 자신의 이야기이 궁금할뿐, 소통되지 않음

귀지를 빼고 소통의 역할을 자처하는 화자는 그저 들려오는 폭음이 불꽃놀이의 소리이기를 작게 소망한다


<전래되지 않는 동화>

너무 많은 말들을 들어야 하는 빅데이터수집가는 자신의 말이 들리지 않는 희귀한 증상을 겪고,

어떤 말로 인해 전염병이 도는 왕국의 왕은 마녀를 찾아나서고,

엉망진창 전래동화를 창작하는 할머니로 어린시절을 추억하고,

<전래되지 않는 동화>에서는 세가지 이야기들이 줄바꿈없이 마구 뒤섞여 펼쳐진다.

이는 꼭 듣지 않아도 되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있다.

사랑을 말하고 듣지 않아도 사랑이 넘치는 왕국의 


창작에 능한 할머니의 플롯 없는 동화는 나도 한번 들어보고 싶다

뻔한 이야기들을 들을 때 아진짜 귀를 닫아버리고 싶으니

이런 이야기라면 뭐가 이렇게 중구난방으로 튀엌ㅋㅋㅋㅋㅋ 

라면서도 엉뚱하게도 도파민이 싸악 돌것 같은데


듣는다는 것에 관해서 나는 무슨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를 괜히 고민해봄

아무도 나에게 묻지 않지만... 

가끔 듣는다는 일처럼 모른척하기 쉬운 일이 있을까 싶다

보고도 보지 않았다, 말하고도 말하지 않았다 할 수 있지만

들었지만 못들었다는 것이 가장 이해의 폭이 넓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우리는 들리는 소리를 외면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지 알고 있다

듣는다는 일은 꽤나 수고롭고 우리의 뇌를 힘들게 하며 어떤 행위를 이끌어내기를 기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수동의 자세만으로도 가능하지만 능동을 일으켜야만 하는 감각이라니 이것참

아 영어듣기공부하러 가야지 벌써 피곤하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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