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제국이란 이름의 기억 - 테익스칼란 제국 시리즈 1 ㅣ 테익스칼란 제국 1
아케이디 마틴 지음, 김지원 옮김 / 황금가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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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오페라의 맛! 이거지요 

초반에는 낯선 느낌이 꺼끌꺼끌하게 입 속을 떠다니면서 잘 삼켜지지 않지만

테익스칼란 제국의 공기를 들이마실수록 중독성 가득한 매혹적인 이국의 맛을 음미할 수 있다


세계관을 이해하는데까지 어느 정도 품을 팔아야 하기에

조금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강대국, 선망의 대상인 테익스칼란 제국에 파견된 르셀 스테이션의 대사 마히트

르셀 스테이션은 그야말로 행성도 없이 스테이션인 나라로

제국에 합병되지 않고 독립적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르셀이 가진 무기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마고

이마고는 조상의 살이있는 기억으로 

보존 가치가 있는 이마고를 후임자에 심어줌으로써 

그들만의 정신과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고자 한다


사실 내가 여기서 상상한 것은 퇴사하면서 인수인계할 때 짱이겠다....

이런 생각을 했는데 내가 후임자라면 좀 아찔하긴함

내가 모르는 일을 가르쳐 주는 건 좋지만 사사건건 간섭하고

잔소리를 끓여붓고 심지어는 내 신체를 어느 정도 통제하기도 하며 

최악인 것은 퇴근후에도 항상 내 몸속에 있음 오마갓ㅋㅋㅋㅋㅋ

게다가 만약에 이런 기술이 우리나라에 있다면

한명에게 한 3,4명의 이마고를 심고 

세명이 할일 혼자서 다 하시오...이렇게 시킬듯 악몽이다


모든일을 직장인 관점으로 생각하는 것은 그만두고 다시 책속으로 들어가도록 하자

여기서의 이마고는 기억이라는 것의 가치를 고귀하게 보존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우리의 씩씩한 대사 마히트는 전임자인 이스칸드르 아가븐의 이마고를 장착한 채

테익스칼라 제국으로 파견되는데 그 이마고는 15년 전 것으로

최근 15년의 기억은 업데이트가 안된 상태이며 

실제로 이스칸드르의 생사도 알지 못하는 상태로 도착함


이스칸드르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르셀의 대사로서 마히트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그 역경과 모험, 그녀를 둘러싼 조력자들, 또 제거하려는 자들의 음모와 계략이 펼쳐진다.


제국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온 세계가 문학으로 가득합니다...ㅜㅜ

세상에 이런 세상이 있어요...

우리 문학러버들이 꿈꾸는 세상 아닙니까? 

(근데 뭔 말인지 알아먹기는 쉽지 않음ㅋㅋㅋㅋ


황제가 주관하는 연회에서도 유명한 시인들이 자신의 시를 낭독함

시인들이 거의 연예인 느낌인데 이제 고관들의 찬양과 동경까지 받는...

시위에서도, 비밀 문서에도, 정보를 전달하는 편지에도 모조리

비유와 은유가 가득한 시로 전달하는 세상 


마히트가 테익스칼란 제국으로부터 르셀을 지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린시절부터 제국을 동경하는 마음에는 

문학이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온전히 테익스칼란 시민이 될 수 없음과 아무리 공부해도 그 언어가 완벽할 수 없다는 것에

항상 안타까움을 느끼는 마히트...


제국이라는 세계는 어찌보면 효율성과는 거리가 먼 세상이다.

온통 문학으로 뒤덮여버린 언어체계도 그러하고 

이는 인포피시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도 나타난다.

인포피시는 말하자면 이메일 같은 건데 뭔가 되게 복잡하다

이러한 스타일과 형식이 어찌보면 문학과 맥을 같이 하는 

낭만으로 버무려진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나도 마히트도 제국에 끌리는 건지도


암호풀기와도 같은 시를 읽고 의미를 파악하는 과정도 하나의 재미ㅎㅎㅎ

근데 잘못알아듣고 딴짓하면 어케요?ㅋㅋㅋ

심지어 나라의 대사가 결정되는데 이런 식으로 보내면 어쩔 그치만 재밌음


게다가 작가의 문체 자체도 굉장히 시적인 표현이 많고

명료한 표현보다는 은유를 즐겨하는 스타일이라서

정신을 놓고 읽으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막판까지 꼭꼭 씹어가며 읽는 독서의 재미도 오랫만에 느낌 


마히트만큼이나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많이 나오는데

세가닥 해초(마히트의 문화담당자, 거의 매니저처럼 항상 함께함)

와의 미묘한 관계와 간질거리는 분위기는 숨막히는 암투와 두뇌싸움 속에서 숨쉴 구멍임 후하


또 이 소설속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이 복잡하게 얽혀있는데

그 감정들이 남녀라는 성별과 전혀 관계없이 자연스럽게 읽히는 것도 신기했음

누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읽게되는 기분이 묘하게 즐거움


마지막 마무리로 달려갈수록 사건이 빠르게 그리고 또 극으로 치닫게 되는데

각 인물들이 자신의 상황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마히트가 갈수록 얼마나 성장하는지, 

제국의 황제는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아주 흥미진진해짐

그리고 주인공 마히트부터 주변인물 황제까지 싹다 미친 워커홀릭임ㅋㅋㅋ


책을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한강작가님이 하신 말씀 '죽은 자가 산자를 구할 수 있는가'... 

진짜 너무 구해버림흑흑ㅜㅜ  


제국이란 이름의 기억을 읽으면서 예전에 푹 빠져있었던 어슐러 르귄의 책들이 떠올랐고

그 아련했던 세상의 희뿌연 이미지와 낭만 가득하지만 처절했던 사람들이 생각났다

낯선 세계관에 들어설 때 쉽지 않은 진입장벽이 왜인지 오히려 더 반갑게 느껴졌고

그 세상에 쑥 들어왔을 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은 배가 되는 것 같다.


2권이 남아있다는 것이 지금은 가장 큰 기쁨임

그리고, 난 외계인을 좋아해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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