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꽃
와리스 디리 지음, 이다희 옮김 / 섬앤섬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처음 '할례'라는 용어를 알게 된 것은 아마도 무릎팍 도사 한비야 편에서일 것이다. 그때도 한비야씨가 '할례'라는 용어를 말하며 많은 소녀들이 그들은 전통이라고 하겠지만 우리들은 악습이라고 하는 것에 의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한비야씨가 '할례'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기는 했으나, 그 간단한 설명을 가지고 '할례'의 참혹성을 이해하기는 무척 힘들었다. 하지만 <사막의 꽃>을 읽은 지금 할례의 참혹성을 나의 감각이 말해주게 되었다.

<여성의 성기를 태어날 때부터 있지만 청결하지 않다. 그러니 제거해야 한다.>,<의식을 치르지 않으면 딸들의 혼삿길이 막히기 때문이다. 성기가 그대로이면 결혼을 할 수 없다. 음탕한 매춘부로 여겨져 누구도 아내로 맞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등등, 여성을 하나의 인격체로 보지 않고, 남성에게 속한 물건으로 보는 이런 시선들, 도대체 어떻게 이런 환경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그리고 이런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 어떻게 세계적인 슈퍼모델이 될 수 있었을까?어찌 보면, 와리스 다리라는 사람도 참 별난 사람이다. 물론 내가 여기서 말하는 별난 사람이라는 것은 좋은 의미의 별난 사람으로서, 자신이 겪은 일을 이렇게 책의 형식으로 펴낼 수 있고, 세계 방송의 흘러 보낸다는 것은 무척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라면 정말 민감한 문제, 정말 숨기고 싶은 비밀을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돕기 위해 말하기를 무척 주저할 것이다. 하지만 와리스 다리는 해내었고, 할례라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고, 나처럼 할례에 대해 무지했던 사람에게 자신이 직접 겪은 체험을 통해 알려주었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 여성이 아닌 이상, 할례를 묘사하는 장면이 나왔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모를 것이다. 아니 남성의 고래잡이와 비슷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마취 상태 하는 것이고, 이것은 맨 정신에서 그리고, 밖으로 나와 있는 것이 아닌, 안에 있는 것을 끄집어내서 제거하는 것이다. 정말이지 얼마나 아팠겠는가!

나는 특별히 페미니스트는 아니다. 오히려 여성이지만 너무나도 심한 페미니즘에 둘러싸여 있는 사람을 보고 손가락질을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수아드의 <화형>을 읽었을 때도, 또 이 책<사막의 꽃>을 읽었을 때도 느낀 공통점은 나는 대한민국의 여성으로 태어나서 행복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대한민국의 여성으로서 여성의 행복증진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자기도취적인 페미니즘에 빠지지 않은 상태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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