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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과 영혼의 경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오근영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본지도 참 오래됐다. 내가 가장 최근에 본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 아내를 사랑한 여자라고 생각되니까 거진 1년이 훌쩍 넘었다. 하긴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재미가 없었다. 내가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 중에 가장 재미나게 본건 호숫가 살인사건뿐이었다. 환야는 벡야행을 약간 방향 튼 것 같았고, 변신, 레몬은 그냥 별로 였고, 아내를 사랑한여자에서 기억나는 건 킨키키즈의 도모토 츠요시를 닮았다고 계속 나오는 인물. 그리고 비밀은 나의 정서에 무척 안 맞았으며 등등등등.... 한참 실망을 햇어도 호숫가 살인사건이 무척 좋았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원작으로 드라마화한 갈릴레오를 무척 재미나게 봤기에 희망의 끈을 버릴 수 없었던 히가시노 게이고.. 이 책으로 명예회복 하셨다.
원체 메디컬물을 좋아한다. 뭐 우리나라 의학 드라마는 안보지만 일본의 구명병동 24시 무척 재미있게 봤고 전설의 만화 닥터K도 재미나게 읽었었다. 그런 나에게 메디컬 스릴러는 먼저 기본점수 깔고 들어간다. 거기에 요즘 유행하고 있는 기법인지 모르지만 어찌됐던 내 맘에 든 범인 이미 밝히고 독자를 꼼짝달싹하게 못하는 기법이 가미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이 책 덕분에 운동 싫어하던 내가 사이클링을 한다는 것도 잊고 40분이 지났다면 할 말 다 한거지 뭐...
근데 이 책에서는 사회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추리소설을 띠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전 작품과는 좀 다르게 너무나도 양심 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니시조노부터 범인이었던 죠지까지 하나하나 다 양심적인 인물이다. 그래서 죠지의 마지막 행동에 눈물을 흘리며 이 책을 덮었던 것일 것이다. 여태까지 팜므파탈 적인 여자의 모습이나 권력을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남자의 모습을 주로 그려왔던 작가에게 뭔가 변화가 생겼나보다. 사회 현실적으로 본다면 작가가 주로 등장시키던 팜므파탈 적인 모습이 더 현실적 일 텐데 이 작품을 읽고 보니 팜프파탈적인 소수의 사람보다는 이 책의 등장인물처럼 양심 있는 인물이 있어 이 사회가 유지되는가 싶기도 하다. 참 전혀 다른 성격의 등장인물을 사용했는데도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니 작가의 글이 더 맛있어졌나보다.
그래요 작가님 이런 책 써주세요. 이런 솜씨 갔고 계시면서 왜 가끔 발로 쓰신 것 같은 글을 쓰시는가 몰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