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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세움북스 신춘문예 작품집 - 단편소설, 수필 ㅣ 세움 문학 7
김영주 외 지음 / 세움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사실 나는 한때 문학소녀였다.
고등학교 다닐적, 쉬는시간이면 학교 등나무 벤치에 누워서 하늘 보고 등나무 꽃 향기도 맡으면서 시를 끄적이던 시절이 있었다.
대학때도 틈틈이 시를 쓰고 모아서 몇몇 동기, 선배들과 함께 인문대 잔디 밭에서 전시, 해설도 했었다.
아- 말랑말랑했던 그때여!
세월은 흘러흘러 결혼하고 세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책도 예전만큼 못읽고 글다운 글을 안쓴지도 꽤 되었다. 자연스레 글쓰는 감각도 무뎌졌다.
그러다 최근에 2024년 세움북스 신춘문예 작품집을 읽으면서 예전 생각이 잠깐 난 것이다.
‘아....나도 좋은 글을 읽으면 두근두근 하며 펜을 잡던 시절이 있었지..’하며.
책에는 수상하신 열분의 글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아마추어인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흡입력 있는 글들이 꽤 많았다. 그 중에서 제일 마음에 남는 작품은 김영주님의 “세잎클로버”라는 단편 소설이다. 선생으로 살아가는 화자가 자신의 어릴적 일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본인이 선택하지 않은 상황과 환경 속에 덩그러니 놓여진 현실의 막막함에 어쩔줄 몰라하던 때, 연희는 아주 큰 존재와 만나게 되는데........(궁금하신 분은 책 사서 읽어보셔요 ㅎㅎ)
작품이 소설 범주에 있었는데, 글을 읽으면서 혹시 지은이의 자전적 소설인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만남’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수많은 만남이 있었고, 그 만남들이 모여 오늘의 나를 있게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나 역시도 만남을 통해 누군가에게 온기를 나눠주고 살맛나는 삶을 살아가게 해 주고 싶은 소망이 있다. 그런데 여전히 성치 않은 모습 볼때마다 ‘내가 바라던 어른의 모습이 지금 내 모습이 맞을까..’하며 속으로 가슴치곤한다. 등나무 아래 누워 낭만 있는 삶을 꿈꾸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십대의 주희에게 더 좋은 어른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은 밤이다. 그래도 좀 더 노력해 보겠다고, 앞으로 나아보겠다는 말과 함께.
작은 한권의 책이 이루어 내는 일은 결코 작지 않다. 책을 읽기 전과 후는 다르다. 그래서 우리는 책을 읽는다. 점점 쌀쌀해지는 가을, 이 책을 읽으며 어린시절의 나와 내가 걸어온 길과, 그 걸음에 함께 했던 사람들을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 모든 길에 함께 하셨던 그분을 뜨겁게 생각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