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론 기파랑 고전 명저 시리즈 10
알랭 지음, 전종윤 옮김 / 기파랑(기파랑에크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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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것처럼, 바이올린을 켜는 방법을 궁리하기보다는 직접 켜보는 것이 훨씬 더 낫다."

"우리를 정념에서 해방하는 것은 사고가 아니라 행동이라는 점은 주목할 만한 것인데도 종종 간과된다."

"사람이 진짜 병에 걸리게 되면 병에 걸린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은 곧장 치유된다. 우리의 적은 언제나 상상이다. 왜냐하면 상상은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_알랭, <행복론> 


철학을 비웃는 철학자의 '몸 쓰기 전도' 행복론, 간단한 문제를 복잡하게 머리로만 사유하고 있는 지적 멍청이들에게 날리는 일갈. 정도로 알랭의 <행복론>을 요약하고 싶다. 

힘들면 쉬었다가 다시 하고, 기분이 안 좋으면 체조를 하면 된다. 

종교적 의식이란 것도 사실은 몸을 숙이고 구부렸다 펴는 동작을 하면 자연스레 호흡이 달라지고 마음이 정화되기 때문이란 논리다. 

요컨대 마음(기분)은 몸의 지배를 받는다. 

우리는 사유를 통해 마음을 다스리기가 쉽지 않다. 보다 간단한 방법은 차라리 팔이라도 한번 쭉 뻗는 것, 간단한 체조를 하는 것, 춤을 추는 것인데 소위 배웠다는 사람들은 참 답답하다. 어두컴컴한 방 안에 앉아서 "내가 왜 이럴까?"만 생각하고 있다. 결론이 나오는 일이면 모르겠지만, 그냥 자기 자신을 파고드는 것은 별로 도움이 안 될 때가 많다. 그래선 행복해지지 않는다. 우울한 마음, 그닥인 기분에 뭔가 심오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항상 그런 건 아니다. 그냥 게을러서 그런 걸 수도 있으니까 산책이라도 나가라고! 

운동을 시작하고서 배운 것. 호흡에 귀 기울이기. 힘들면 쉬었다가 다시 하기. 지쳤다가도 회복하고 가만히 내버려두면 어느새 탄력을 받는 몸. 억지로 몰아부친다고 몸이 말을 듣진 않는다. 믿고 기다려줘야 한다. 원하는 때에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그게 사랑의 기본 아닐까. 사랑한다면 그 정도는 해줄 수 있다. 나 자신에게도.

나는 불쾌감이란 어떤 일의 결과이자 또한 원인이기도 하다고 말하고 싶다. 또한 우리의 병은 대부분 예의를 망각한 결과라고까지 생각하고 싶다. 예의를 망각한다는 것은 인체에 대한 폭력 행사를 의미한다. 직업상 동물을 관찰해온 나의 부친은 인간과 같은 조건에 놓여 있고, 또 인간과 비슷한 강도로 몸을 혹사함에도 동물에게는 병이 훨씬 적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 이유는 동물에게는 기분이라는 것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기분은 사고에 의해 생기는 짜증, 피로, 권태 등을 의미한다. (...) 단순한 사고 때문에 제 몸을 긁어대고, 정념의 작용으로 심장을 직접 자극해 여기저기 피를 흐르게끔 하는 것은 인간만이 가진 위험한 특권이다. (40)

기분에 대항하는 것은 판단력의 소관이 아니다. 여기에 판단력은 아무런 소용도 없다. 그보다는 태도를 바꾸고 적당한 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 우리 몸에서 운동을 일으키는 근육만이 우리가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미소를 짓거나 어깨를 으쓱하는 것이 걱정에 대한 대책으로 알려진 방법이다. (...) 사람은 마음대로 기지개를 켜거나 하품을 할 수 있다. 이것은 걱정이나 초조함을 떨치는 가장 좋은 체조이다. (42)

사람이 진짜 병에 걸리게 되면 병에 걸린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은 곧장 치유된다. 우리의 적은 언제나 상상이다. 왜냐하면 상상은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50)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것처럼, 바이올린을 켜는 방법을 궁리하기보다는 직접 켜보는 것이 훨씬 더 낫다. (54)

우리를 정념에서 해방하는 것은 사고가 아니라 행동이라는 점은 주목할 만한 것인데도 종종 간과된다. (55)

난로 옆에서 개가 하품을 하는 것은 사냥꾼들에게 걱정거리를 내일로 미루라는 신호이다. 이처럼 아무 거리낌 없이 기지개를 켜는 이 생명체의 힘은 보기에도 아름다워 모방하지 않을 수 없다. (...) 핲무은 피로의 표시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내장 깊숙이 공기를 보냄으로써 집중이나 논쟁에 익숙한 정신에 주어지는 휴가이다. 자연은 하품이라는 힘찬 변화를 통해 인간의 생명력이 살아가는 것으로 만족할 뿐 생각하는 것에는 싫증이 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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