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3 - 10月-12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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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꿈속에서, 벌거벗은 자신에게 코트를 걸쳐준 기품 있는 중년여자를 아오마메는 떠올린다. 그녀는 은색 메르세데스 쿠페에서 내려, 가볍고 부드러운 달걀색 코트를 내게 주었다. 그녀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임신했다는 것을. 그래서 사람들의 노골적인 시선이며 차가운 바람, 그밖의 모든 악한 것들로부터 나를 다정하게 보호해주었다.  

그것은 선의 징표였다.  

아오마메는 얼굴 근육을 풀고 표정을 원래대로 되돌린다. 누군가 그녀를 지켜보고 보호해주고 있다. 아오마메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 1Q84의 세계에서라도 나는 완전히 고독하지는 않다. 아마도."  

 평론가 김홍중은 말했다.   

아마도, 하루키는,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서바이벌키트일지도 모른다고.  

덴고와 아오마메의 닿을듯, 닿을듯한 만남이 아쉽게 어긋나버린 2권 이후,  

그것이 끝은 아니리라고 생각했는데  

1Q84 완결편인 3권에서 하루키는 역시나 그것이 끝은 아님을 보여주었다.  

어쩌면 하루키는 약간의 희망만을 남기고 2권에서 소설을 마무리지으려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독자들이 간절하게 기다리던 3권은, 좀더 밝은 빛, 좀더 따뜻한 세계의 느낌, 그리고 세계를 둘러싸고 있는 어렴풋한 사랑의 기억을 환기시켜주었다. 어쩌면 그것은 작가가 꿈꾸던 세상일 수도 있을 것이며, 아오마메와 덴고가 그렇게 다른 세계에서 흩어져버리지는 않길 바랐던 독자들의 꿈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담담하게 섣부른 희망이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하루키 세대들.  

그들에게 일큐팔사 3권이 작은 위안이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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