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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체를 숨긴 채 내 인생을 서서히 무너뜨리고, 내가 그토록 되고자 했던 모든 것을 천천히 침몰시키는 데 일조했다. 죽음을 알리는 꽃장식이 필요 없는 진실함을 가지고 말할 수 있다. 내가 원했던 것들, 내가 꿈꿨던 것들은 모두 위층의 화분에서 떨어진 돌멩이처럼 가루가되고 말았다고. 마치 ‘운명‘이 내가 뭔가를 사랑하거나 원하게 만드는 이유가 단지 다음날이면 그걸 잃어버리고 영영 되찾을 수 없을 거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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