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는 화가 나서 이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수백만 년 전부터 꽃들은 가시를 만들어 왔어. 수백만 년 전부터 양은 바로 그 꽃들을 먹어 왔고, 그런데 왜 꽃들이 아무 소용도 없는 가시를 만드느라 그렇게 고생을 하는지 알아보려는 것이 그래 중요한 일이 아니란 말이야? 양과 꽃들의 전쟁은 중요한 일이 아니란 말이야? 그 뚱뚱하고 시뻘건 어른의 덧셈보다 더 중요하고 진지한 일이 아니란 말이야? 내 별을 떠나선 어디를 가도 찾아볼 수 없는, 이 세상에 단 한 송이밖에 없는 꽃을 생각해 봐. 어느 날 아침 조그만 양이 멋도 모르고 이렇게 단숨에 없애 버릴지도 모르는 그 꽃을 내가 사랑한다고 해봐. 그런데 그게 중요한 일이 아니란 말이야?」
그는 얼굴이 빨개져 가지고 다시 말을 이었다.
「수백만 또 수백만이 넘는 별들 속에 그런 종류로는 단 한 송이밖에 없는 꽃을 누군가가 사랑한다면, 그 사람은 별들을 바라보기만해도 행복할 거야. <저 하늘 어딘가에 내 꽃이 있겠지……>이렇게 혼자 말하겠지. 그런데 양이 그 꽃을 먹어 버리면 어떻게 되겠어. 그에겐 그 모든 별들이 갑자기 꺼져 버리는 것 같을 거야! 그래도 그게 중요한 일이 아니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