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 미래를 향해 있다면 우울은 과거에 끈질기게 매달린다. 우울은 후회와 회환, 그렇게 했어야 했다는 강박에서 비롯된다. 지금 나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시나리오를 반복해서 떠올리지만, 우울증을 앓던 십대 시절에는 지나간 대화를 반복해서 곱씹으며 과거를 돌아보곤 했다.

우울과 불안, 이 두 가지는 확실히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미지의 영역이다. 우리는 이미 벌어진 일의 확실성에 매달리거나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머릿속으로 세세하게 예상해보면서 가짜 안정감에 매달린다. 때로는 둘 다 한다.

나는 불안과 우울이 표현만 다를 뿐 근본적으로는 같은 것이라고 여긴다. 두 가지 모두 우리가 붙잡지 못하고 잘 알지 못하는 심각한 불편이다. 실제로 이 분야의 몇몇 연구자들은 둘의 근본적인 유사성을 점차 크게 인지하면서, 불안과 우울이 광범위한 장애의 양면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연구자들은 불안과 우울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이 같다고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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