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으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사람들을 뜨겁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 혐오증이 있다고까지도 할 수 있다. 지하철에서 양옆에 사람이 앉는 게 싫어서 구석자리를 찾아 맨 앞칸까지 가곤 한다. 제주도 송악산에 처음 간 날, 둘레길 입구에서 쏟아져나오는 알록달록 등산복 차림에흥겨워 목소리 높아진 아주머니 아저씨들의 무리를 보는 순간 바 로 절경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려 사람 없는 중산간 마을만 한참걷다 온 일이 있다.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것이 회식이고 행사다. 어렸을 때는 친척들 모이는 명절이 제일 싫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