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의 아이들 : 조가 꿈꾸는, 어쩌면 우리가 꿈꾸는 세상

조의 아이들 - 작은 아씨들 3,4부 완역판 ㅣ 걸 클래식 컬렉션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김재용 외 옮김 / 윌북 / 2020년 9월

"이곳 플럼필드의 아이들은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면서 더없이 행복하게 생활했다. 해야 할 일을 하고 가끔은 싸움도 하면서, 잘못을 고치고 점점 더 좋은 모습을 찾아갔다. 다른 학교에서는 책에 있는 지식을 더 많이 배웠을지 모르지만,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는 지혜를 얻는 데는 플럼필드가 더 나았다."

 '작은 아씨들'에서 조가 꿈꾸었던 세상은 '조의 아이들'의 플럼필드 아이들을 통해 그려진다. 나는 4부보다는 3부에 그려진 아이들의 이야기가 따뜻하고 사랑스러워서 좋았다. 우리에게 모두 있었을 '어린 시절'의 순수하고도 어리숙한 모습이 책 너머에 있었으며, 그런 아이들을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조'가 현명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조의 현명함'이 드러난 페이지를 읽을 때면, 마음이 저절로 따뜻해지면서도 본받고자 하는 감정이 느껴진다. 물론, 바에르 교수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 페이지를 잊을 수가 없다. 바에르 교수는 냇이 거짓말하는 나쁜 습관을 고쳐주기 위해, 자신 스스로를 희생하며 매를 맞았다. 냇은 "자신을 구하려고 흔쾌히 고통을 참아두었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기억하며 습관을 고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허클베리를 따러 갔다가 도망쳐 사고를 친 낸이 소파에 묶이는 벌을 받고, 자유에 대해 생각하며 반성하는 등. 그들은 그 누구보다 현명한 대처를 보여주었고, 아이들을 좋은 길로 갈 수 있도록 인도했다.

조는 그 누구보다 아이들 개개인의 성향과 취향을 잘 파악했고,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자신만의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남자 아이들이 놀아주지 않아 우울한 데이지를 위해 베이킹과 같은 요리를 할 수 있는 주방을 만들어주었고, 밖을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댄을 위해 '우편 집배원' 업무를 맡기고는 했다. 플럼필드 아이들이 자신들의 해야 할 일과 공부를 꿋꿋이 하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은 조만이 꿈꾸는 '유토피아'는 아닐 것이다. 어쩌면, 우리 사회 모두가 바라는 '아이들을 위한 학교'가 아닐까 싶었다. 특히, 한국 사회는 아이들의 행복이 아닌 교육만을 강요하는 답답하면서도 안타까운 현실에 처해있다. 이 시대의 어른들이 조와 같은 따뜻하면서도 현명한 시선을 가진다면, 우리 사회도 '플럼피드 아이들'처럼 '행복한 아이들'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4부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가진 꿈을 따라 길을 걸어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물론, 미래는 우리가 어린 시절 꿈꾸는 아름다운 동화와는 거리가 멀다. 그리하여 아이들은 현실에 부딪히며 힘들어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조와 바에르 교수는 제 자리에서 아이들을 위하고 그들의 앞날을 위해 끊임없이 고뇌한다. "플럼필드 가족은 나에게 작은 세상과도 같아 내 힘이 닿는 데까지 나는 아이들을 도와주고 사랑할 거야" 1000페이지가 넘는 이야기를 읽는 동안, 내 머릿속 그림들은 하나같이 순수했고, 사랑스러웠고 그리하여 따뜻했다.
 
 
(윌북 서포터즈를 통해 제공된 도서로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