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블로그를 훔치다
김미조.신순화 지음 / 나비장책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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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비오는 날 교문 앞에서 우산을 들고 기다리던 엄마를 기억하고 있는, 육체만 어른인 우리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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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블로그를 훔치다
김미조.신순화 지음 / 나비장책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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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속수무책으로 쏟아지는 울컥함에 혹여 누가 볼까 민망해 하며 눈물을 훔쳤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 곁에서 그들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봐줬듯 부모에게도 세월의 흐름과 함께 하나둘씩 놓아야 하는 것들에 대한 상실감을 지켜봐줄 사람이 필요했을 텐데."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고 똑똑한 척 늘 인지하면서도 그럼에도 시간과 함께 하나둘씩 떠나야만 하는 것들에 대한 애잔함은 나를 늘 무장해제시킨다.

애니메이션 '늑대아이'의 마지막 나레이션에서도 영락 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산 속 집을 떠나지 않고 혼자 남아 가끔 바람결에 들려오는 아이의 늑대울음 소리를 들으며 미소 짓는 그 어머니의 모습은 애잔함과 함께 결국 떠나버리는 것에 대한, 변해가는 것에 대한 근원적인 슬픔을 느끼게 했다.

 

그렇게 우리 모두는 하나둘씩 떠났고 변했다. 늘 먼 곳만을 열망하고 바라봤기에 우리들의 시선에는 부모들의 오늘이, 어제가 존재하지 않았다. 나의 꿈만이 더 가치있게, 먼 곳을 동경하는 것만이 인생의 더 큰 의미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그들이 젊은 날에 꿈꾸었을 그 열망들을, 지금 느끼고 있을 상실감을 한 번도 진심으로 고민하거나 아파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나에게도 반문해 본다. 어머니에 대해, 아버지에 대해 나는 무엇을 보고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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