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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세아린 1 - 테롤드 크로워드의 서(書)
임경배 지음 / 자음과모음 / 1999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한 마디로 정말 재미있었다. 이 책이 나올당시에만 해도 주인공이 드래곤이 책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이 책에 더욱더 쉽게 빠져들고.. 그런 신선함에서 원래의 재미보다 한층 더 추가된 재미를 느꼈을런지도 모른다.
이 책의 주인공은 책 제목 그대로 카르세아린이다. 줄여서 아린. 아직 해츨링인 레드 드래곤으로 인간으로 폴리모프에 아슬아슬한 여행을 시작하며, 이와 함께 스토리도 진행된다. 순진하고 얼빵하고 무모한 아린의 모습은.. 정말 그 모습 그대로도 독자들에게 웃음을 자아낸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여러 등장인물들. 가스터.. 파괴의 무녀 베라. 기사 플루토. 그리고 드래곤 슬레이어.. 영웅이라고 칭찬받는 다리우스, 아리아, 세틴,등..모두들 단순한 인물이 아닌 각자 아픔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다.
가스터.. 그냥 악랄한 인간으로 비춰질 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그것은 모든 인간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일지도 모를 누구든지 가지고 있는 욕망이나 악. 단지 가스터는 그것을 더욱 강화시킬만한 어린 시절을 겪었고.그것을 표출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뿐. 아리아는 정말 가련하다. 무표정.무감정하게 보이지만 아린을 마치 어머니 처럼 감싸고 돌보아 주는.. 그리고 그냥 평범하게 가정을 꾸리고 살고 싶다는 꿈을 가진.. 매우 소박한 한 여성에 불과하다. 다리우스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인물이고..
아무튼 각자 다른 과거와 아픔..성향을 가진 등장인물이 얽히고 얽혀가며 전개된다. 작가 상상력의 기발함에 정말 두손, 두발 다들게 되는웃음을 멈출 수 없는 내용들의 행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장력이 딸린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정말 유쾌하면서도 읽을만한 책이랄까...
그리고 재미를 주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비극으로 끝나는 점도 이 책의 특징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아마 희극이였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기억되진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이 책도 희극으로.. 모든 것이 좋은 방향으로 끝났다면 그냥 재미있었던 책으로만 끝났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착하다고 해서 모두 이기는 것은 아니다. 하긴.. 착하다는 것.. 선이라는 것을 무엇으로 정확하게 정의할 수 있겠냐만은 말이다.
우선 가장 처음으로 희생되는 것은 아린의 할아버지와 어머니이다.전능수를 상대하다가 아린의 앞에서 한 순간에 죽는다..아린은 눈 앞에서 벌어진 광경을 믿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 나 역시 그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이 장면을 읽다가 울었다. 눈물을 자아내는 뭔가가 분명히 있었다.
그리고.. 칼슈타인과 칼세르니안 외에도.. 계속 전능수의 희생자는 커져가고 마침내 각성한 카르세아린이 이것을 물리치게 된다.. 세계를 멸망시킬 것 같던 전능수를 죽이는 아린.. 이 사실만 본다면 분명히 이것은 새로운 영웅의 탄생이요, 해피 엔딩이다. 하지만..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카르세아린이 초룡으로 각성하게 된 계기는 자신이 엄마처럼 따랐던 아리아의 죽음이고, 아리아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가스터이다. 일부러 아린을 각성시키기 위하여 잘못된 정보를 주며 아린과 아리아의 행동을 촉구하고 가스터의 말에 따라 아린와 아리아는 전능수의 안으로 침투한다. 그리고 이로 인해 아리아는 전능수 안에서 목숨을 잃는다. 그리고 이것으로 분노한 아린, 아니, 아리아의 죽음으로 미친 아린이 전능수를 죽인다..
전능수를 없앤 뒤, 아린은 넋이 나간채 인간으로 폴리모프해 그의 친구 세틴에게 안기지만 세틴에게서 돌아오는 것은 아린이 원했던 따스하고 포근한 품이 아닌 검. 세틴은 새로 건설할 제국의 호아제가 되기 위해 그를 배신하고.. 그렇게 아린은 잠든다...
웃음, 울음을 동시에 자아내는는 책이며, 배드엔딩과 간간이 나오는 인간들의 부조리한 모습을 재미를 주면서도 조소하는 눈초리로 쳐다보며 신랄하게 비판하는 책이다. 아무튼 읽었을 때에 절대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