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트르와 함께 읽는 중이어서 그런지
많이 교차되는 내용처럼 느껴진다


˝그는 특히,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일이 내 안에서 저절로 설명되고,
그럼에도 그 일들이 더욱 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더욱 수수께끼처럼 변해간다는 말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나는 이어서 말했다.
과거에서 끌어올린 그림들을 더 많이 모으면 모을수록
그것들이 과연 내가 기억한 대로 흘러갔던 것인지가 더욱 모호해질 뿐이라고,
왜냐하면 과거에 속한 그 무엇도 평범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또한 설사 그렇지 않다 해도
최소한 경악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루카스는, 자신은 요즘 온종일 이 소파에 누워서만 지내거나 움직인다 해도
별 중요하지 않은 사소한 집안일이나 하면서 보내는 것이 고작이므로
과거에 자신이 꽤 괜찮은 골키퍼였다는 사실이 좀처럼 받아들여지지가 않는다고,

또 지금은 수시로 찾아오는 우울증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데
그 옛날 자신이 정말 마을에서 알아주는 어릿광대 배우였는지는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현기증, 감정들> W.G. 제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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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현기증 나는 책.

그래도 이렇게 시각적인 감정들을 글로 쉬이 담을수 있는거 보면
이 작가, 보통 인물이 아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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