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여인의 향기 - 스물여섯 가지 향기를 간직한 사랑이야기
이수광 지음 / 미루북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벚꽃이 화사하게 피었는데 바람 몇 번 불고 비가 오더니 신록이 무성해졌다. 봄이 되어 벚꽃이 활짝 피면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처음에 이 책을 접했을 때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
<조선여인의 향기>는 조선시대를 살아온 여성들의 사랑과 삶, 그리고 그녀들의 한에 대한 이야기다. 지금은 꽃잎처럼 사라지고 없는 여인들이지만 당대를 살았을 때는 울고 웃고, 그 희로애락을 다양한 여성들을 통해 살피고 있다.
재미있다. 올여름에 이 책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것 같다. 눈 속에 얼어 죽은 부부, 남편의 관을 베고 자는 여인, 남편이 죽자 신부의 모습으로 곱게 단장하고 따라 죽은 여인, 사랑하는 남자가 전쟁 때문에 달아나자 울며불며 3주야를 따라오다가 끝내 돌아보지 않자 압록강에 꽃잎처럼 몸을 던진 여인, 사랑하는 사람이 보고 싶어 귀신이 되어 나타난 여인….
그래서 울림이 있고 떨림이 있다.
이 책에는 조선시대 여인들의 이야기가 상세하게 실려 있다. 마치 향기를 풍기는 듯한 조선시대 여성들. 시대를 막론하고 여성들은 사랑에 가슴 아파하고 이별에 눈물을 흘리며 슬퍼한다. 어쩌면 한 시대를 풍미한 여성들도 있고 이름 없이 잡초처럼 한 시대를 살아간 여성들도 있었을 것이다. 이 책에는 이름 없는 여인들, 이름이 덜 알려진 여성들이 많이 등장한다. 아름답고 슬프다. 사랑스러우면서도 안타깝다.
삽화도 마음에 든다.
수채화처럼 은은한 색감이 글을 읽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모처럼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를 읽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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