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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병도 산재 처리해주세요 - 만년 퇴사 준비생을 위한 일주일 심리 상담소
안정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얘기 하다보니 누군가 나에게 말했다.
"너 그거 번아웃이야." 내 병명이었다. 난 내가 문제 인줄 알았으나 이미 배터리가 소진된 것이었다.
이 책을 받아보니 우리 사회는 번아웃을 부추기는 사회이었구나. 나같은 사람이 한 두명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엔 개그콘서트가 끝난 일요일 저녁이 되면 출근 걱정으로 우울해진다는 얘기가 있었다.
나이가 먹으면 좀 더 성숙해져서 달라질 수 있을줄 알았다. 개그콘서트만 없어졌을 뿐이다.
이 책은 어른으로 살아가는 용기있는 사람들에게 일주일을 버티게 해주는 책이다.
월,화,수,목,금,토 하루에 한 파트씩만 직장생활을 하며 짬이나는 시간에 힐링이 되어줄 수 있다고 본다.
이 책에서는 사회 초년이자 방황하는 서른을 타깃으로 말하지만
사실 나이가 많은 직장인도 직장에선 누구나 사표 한 장을 품고 살지 않는가.
주 52시간 근무에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이 생겨도 우리의 근무 환경은 좋아졌을까?
주변 사람들을 사랑해야 한다는 인간애와 종교적 마인드로 컨트롤하려고 해도 언제부턴가 일에 치이다 보니 직장 옆 사람, 옆 상사가 싫어지고.. 닮아져 간다는 두려움.
어린 시절 부터 한국사람들은 직업 = 장래희망, 희망 진로였고..
직업에서 성과를 이루는 것이 미덕이라 생각했다.
나는 서른이 넘어서도 여전히 방황중이다라는 책 속의 말은 = 내가 누군지도 모른채 어른이 되었다라는 말과 같다.
하지만 '나'를 설명하는 것이 꼭 직업은 아닐 것이다. 일이 아니라면 나는 내가 누군지 모르겠다. 좋아하는 일이 지겨워졌다. 일이 맞지 않는 것 같다. 이런 사람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얘기다.
서평을 쓰는 나 또한 많이 생각하던 말이다.
이 책의 "월요병도 산재처리 해주세요." 라는 타이틀은 직장에 헌신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어봤을 일들.
혹은 직업에서 또 다른 일자리를 얻고자하는 이들에게 후련한 메시지를 주는 책이다.
먹고사니즘으로 우리는 원하지 않는 하기싫은 일도 견뎌야 할 일이 굉장히 많다.
이러한 반복되는 일상 가운데 즐거움을 만들어 내는 것 또한 능력이다. -p.53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울고 있어요-
타인을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면 나 자신도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돌볼 수 있어야한다. -p.63
부당함을 무조건 참고 견디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다.
나의 일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포기할 수 있고, 무엇을 포기 할 수 없는지 고민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내 인생의 의미를 만들어간다. - p.126
이 책을 읽으면서 하루 30분 이상 산책하기를 꼭 잊지 말아야 하는 것 같다.
나는 누구이고 내 재능은 무엇일까? 이직- 퇴사 끝나지 않는 진로 고민.
직장인이 아니라 예술가로 살고 싶은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일 또한 나의 정체성의 일부를 찾는 과정일 것입니다.
회사 일을 통해서 나의 시간을 팔고 돈이라는 대가를 받는다면, 그저 흘려보내는 대신 그 일을 통해서 나에 대해서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다만 회사가 오로지 나의 전부는 아니라는 걸 꼭 기억했으면 합니다. 우리는 평생을 통해 나 자신을 배워가는 곳은 회사뿐만이 아닙니다. 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책장을 넘기는 내내 저자와의 대화를 통해 상담을 받는 듯한 기분이다.
퇴사를 하고 이직을 하며 다시 한 번 좋은 회사가 아닌 '좋은 나'를 찾고 싶은 당신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