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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내 마음입니다 - 서툴면 서툰 대로 아프면 아픈 대로 지금 내 마음대로
서늘한여름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평점 :
어차피 내 마음입니다를 쓰고, 그린 지은이는 28살에 첫 직장을 100일도 채 되지 않아서 그만두고 방황하기 시작했다.
과연 무엇을 하며 먹고살아나갈 지를 고민하고 걱정하던 지은이는 매일 일기를 쓰며 하루하루를 버텨나갔다.
우연찮게 그림까지 그리며 그동안 써왔던 일기에 그림이라는 살을 붙인 지은이 서늘한여름밤은 방황하는 청춘들을 위해
'나같은 사람도 있다'라는 걸 알려주고 위로하기 위해 어차피 내 마음입니다 라는 책을 완성했다.
어차피 내 마음입니다는 작가의 일상을 보여주며 독자들에게 우리는 다 똑같은 평범한 사람들이고 절대 혼자가 아니다,라는
위로와 용기를 주는 그림일기책이다. 작가는 힘들었던 날, 외로웠던 날, 복잡한 인간관계 등을 서스럼없이 그림과 글로 보여준다.
어떨 때는 내 얘기같고, 어떨 때는 내 친구 얘기같은, 그러니까 주변에 늘 있는 그냥 평범한 이야기들을 친구가 말해주듯이 쉽고 재밌게, 때론 토닥토닥,쓰담쓰담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담겨져있어서 공감이 많이 갔다.
몇 년 전부터 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청춘을 응원하는 책들이 유행했는데, 나는 솔직히 이해하지 못했다.
왜 우리들의 청춘은 무조건 아파야 하는 거지? 이 사회가,이 환경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는데 안 힘들게끔 해주지는 못 할 망정
아프니까 청춘이라니...마냥 속상하고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은 아프니까 청춘이야! 라는 식의 수박겉핥기식 위로와 응원이 아닌, 아프지?그래 많이 힘들구나. 나도 힘들었는데.
우리 조금만 아파하고 조금씩 괜찮아지자! 라며 내 친한 친구가,언니가 해주듯이 조곤조곤 말해주고 있다.
책 맨 끝에는 서늘한여름밤님이 직접 만드신 마음 수호 10계명이 있다.
남의 눈치가 아닌 내 마음의 눈치를 본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나를 나답지 않게 만드는 칭찬은 경계한다, 빛나는 내일을 위해 오늘을 포기하지 않는다, 쉴 때는 성실하게 쉰다, 한 치 앞만 보기로 한다 등등 내 마음을 지켜나가는 방법들이 적혀있는데,
참 괜찮은 말인 거 같다. 나는 항상 나보다 남을 먼저 의식하고 눈치보며 살아왔는데, 점점 그렇게 굳어지니까 내 마음은 안중에도 없고, 남의 마음에만 쏙 들게 하려 하다보니 내 마음이 점점 지쳐가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의식하는 순간 내 마음은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다는 걸 알게 됐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제는 조금씩 남보다 나를 더 살피고 남의 마음보다 내 마음부터 신경쓰는,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참 고마운 책. 이 책을 가까운 미래조차 불안해하고, 나보다 남을 더 신경쓰는 청춘들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