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 있는 집 비룡소의 그림동화 328
마틴 워델 지음, 안젤라 배럿 그림, 이상희 옮김 / 비룡소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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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숨어 있는 집'의 전체적인 내용은 만남과 헤어짐..새로운 가족과의 만남..

당연히 새로운 가족을 만나 잘 살았겠지..싶은 뻔한 이야기인데

세 나무 인형이 말을 할 수 없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없다는 점이 아주 매력적인 그림책이다.

그저 흘러가는 배경속에 존재하고 있을 뿐이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아직 가족과의 헤어짐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보다는 나에게 더 인상깊었던 책이었던 것 같다.



인형들이 그 순간 행복했어요, 슬펐어요 단정하는 것이 아닌

모두가 행복했을 거에요.

셋은 계속 집 안을 지켜보고 있었을 거예요.

세 나무 인형은 슬펐을 거에요.

나무 인형들의 감정을 추측하는듯한 작가의 말들이 인상깊다.



정말 그 순간 나무 인형들이 그런 감정이었을까?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왠지 내가 생각하는대로 인형들의 무표정한 모습이 그 감정을 드러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내가 말못하는 나무인형이었다면 나는 이런 감정도 느꼈을 것 같아..

나무인형의 입장에서도 한번 더 생각해 본다.



브루노 할아버지는 나무인형을 만들며 특징과 이름까지 하나하나 지어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비록 대답하지 못하는 인형들이지만 세 인형들에게 한두마디 말을 걸며 애정을 주었던 브루노 할아버지..

브루노 할아버지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고,

서서히 망가져가는 집속에서 무표정하게 앉아있는 3명의 나무인형들..

저녁에 혼자 그림책을 보고있으려니 나무인형들의 무표정한 모습이 너무 외롭고 쓸쓸해보여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아마도 나무인형들의 괴로움이 얼마나 클지..가족이 사라지는 경험을 했기에 나에게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아이들도 요즘들어 엄마죽는거 싫다느니 갑자기 내가 사라질까봐 우는 때가 있었는데,

브루노 할아버지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의미를 직접적으로 '죽었다!'라고 표현하진 않았지만 어렴풋이 알고 있을듯하다.



세 나무인형들이 따뜻한 봄날 새로운 가족을 만났듯이

나도 시간이 흐르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소중한 아이들을 만났다.

이 그림책에서 쓸쓸하고 차가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하고 포근한 봄이 온 것 처럼..

나도 마지막장면에서 이 나무인형들처럼 잔잔한 행복을 다시금 느껴본다.

사실 나무인형들은 마지막장면에서도 말이 없다.

하지만 아름다운 배경과 어우러져..분명 행복해 보인다.



세 나무인형들의 행복이 계속 계속 영원히 계속되면 좋겠지만..

우리가 사는 삶이 그렇듯

시간은 계속 흐르고..

또 언젠가 가슴아픈 헤어짐은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 시간은 또 가고, 새로운 만남을 이어가며 더 큰 행복을 찾을 수도 있을거다.

헤어짐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또 경험하지못한 아이들에게도

자연과 생명의 순환, 만남과 헤어짐을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그림책이었다.


-연못지기35기로 도서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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