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마경>에서 불이(不二)에 대해 문수보살이 물어보자 유마 거사는 입을 닫아버립니다. 그 유명한 '유마의 일묵(유마가 입을 다았다)'입니다. 원각자리는 진실자리입니다. 보거나 말하거나 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원각이 아닌 번뇌 망상이 없어지면 저절로 나타나는 그 자리가 원각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는 '일묵'이며, '부동'이며 '무동'입니다. 그 자리가 있기에 사실도 나타나고, 거짓도 나타나고, 격려도 나타나고, 사기도 나타납니다. 거기서 인간과 중생의 길흉이 가려지는 것이고 운명이 만들어지고, 업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51쪽
신심명 - 승찬 대사 지극한 도라는 것도 어렵지 않으니 단지 고르고 선택하는 마음만 내려놓아라. 단지 사랑함과 미워함만 내려놓으면 문득 다 명백하게 깨달으리라. 털끝만큼의 차이가 있어도 하늘과 땅 차이처럼 확 벌어지니 도가 눈앞에 나타나기를 바라거든 단지 순경계와 역경계를 두지 마라. -232쪽
'여보게, 지금 상황에 속으면 안 되네.. 여보게 속으면 안 되네' 하면서 목탁을 칠 수 있어야 합니다. 눈앞에 보이는 것이 다 망상 경계이기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만공 스님도 열반하시기 전에 거울을 바라보시면서 "여보게 만공! 참 사느라고 욕 봤네."라고 하며 마치 남한테 인사하듯 인사하면서 입적하셨다는 것입니다.-257쪽
허공계가 다하도록 내가 일체중생으로 하여금 구경의 원각에 들어가게 하되, 그 원각 중에서 각(覺)이라 취할 것이 없게 하여 아상(我相)과 인상(人相) 및 일체 모든 상을 제거하리라.-257쪽
'지환즉리 이환즉각' 이 또한 원각경의 가르침입니다. 모든 것이 허깨비인 줄 알면 탐착하지 말고 떠나면 되고, 그 떠남이 이루어지면 성공적인 원각에의 도달이라는 것입니다.-273쪽
이해하시면 '공덕'이 됩니다. 이해 못하시더라도 열심히 '읽어 주시면' 감응이 있습니다. 그것이 법계의 이치입니다.-3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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